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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퇴 중·고령 세대의 소비 패러다임 [WM라운지]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공개 2016-11-23 08:58:35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5세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국가인 일본. 지난 2007년부터 실버산업의 성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그 성장속도는 생각보다 미흡하다. '기존 고령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신들의 자산이나 소득을 소비로 연결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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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의 은퇴 중·고령 세대는 거대 소비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가계금융자산의 6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일본의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총액은 이미 100조엔(¥)을 넘는 초거대 시장이 되었고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30년이면 약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70~80년대 일본 고도성장기를 이끌어온 단카이세대(團塊世代)로 대변되는 일본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 고령세대와 달리 연금을 본격적으로 수령한 지난 2012년부터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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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 때문에 일본에서는 인구고령화의 영향으로 제품과 서비스가 시니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이른바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결국 비즈니스의 주요타깃이 중·장년층에서 점점 고령세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일본 중·고령세대의 소비패턴을 서술한 사카모토 세쓰오의 저서 <2020시니어 트렌드>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회사·일·자녀 가족이 아닌 '개인 단위'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자녀 독립 이후 가족 뒷바라지에서 해방되면서 자신 스스로를 가꾸고 즐기기 위한 소비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고 사용법이 간단한 전자제품 등이 인기가 있다. 식료품 시장 역시 기존 3~4인용 포장이 중심이었지만 점차 소량포장 비중이 더 커져가고 있다.

둘째, 재택소비 및 평일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된다는 의미는 평일 낮 시간대에 움직이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이는 또 비싸고 사람이 붐비는 주말이나 성수기를 피해 평일이나 비수기 소비를 즐기는 고령자들이 증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 중·고령세대 중 단카이세대들은 다른 고령자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해 상품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또 가격과 품질에 민감하다. 젊음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소비한다는 점도 주요 특징이다.

셋째는 건강관리 지향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고령세대들은 이전의 고령세대와 는 달리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를 순응하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강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을 단순 목표가 아닌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건강을 통해 '더 젊게 살기', '더 즐겁게 살기'라는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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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가 바로 코앞이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은퇴 중·고령세대는 자산규모면에서는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50~59세) 평균자산은 4억 2000만 원, 60대이상은 3억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은퇴 중·고령세대 50대는 3700만엔, 60대 4709만엔으로 조사됐다.

결국 단카이 첫 세대(1947년생)와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붐 첫 세대(1955년생)는 8년 간격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는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14%↑)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2020년부터는 일본 중·고령세대의 소비 패턴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소비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김태우 한화생명 연구위원

국제공인 재무설계사(CFP)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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