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0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5세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국가인 일본. 지난 2007년부터 실버산업의 성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그 성장속도는 생각보다 미흡하다. '기존 고령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신들의 자산이나 소득을 소비로 연결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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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의 은퇴 중·고령 세대는 거대 소비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가계금융자산의 6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일본의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총액은 이미 100조엔(¥)을 넘는 초거대 시장이 되었고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30년이면 약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70~80년대 일본 고도성장기를 이끌어온 단카이세대(團塊世代)로 대변되는 일본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 고령세대와 달리 연금을 본격적으로 수령한 지난 2012년부터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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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 때문에 일본에서는 인구고령화의 영향으로 제품과 서비스가 시니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이른바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결국 비즈니스의 주요타깃이 중·장년층에서 점점 고령세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일본 중·고령세대의 소비패턴을 서술한 사카모토 세쓰오의 저서 <2020시니어 트렌드>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회사·일·자녀 가족이 아닌 '개인 단위'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자녀 독립 이후 가족 뒷바라지에서 해방되면서 자신 스스로를 가꾸고 즐기기 위한 소비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고 사용법이 간단한 전자제품 등이 인기가 있다. 식료품 시장 역시 기존 3~4인용 포장이 중심이었지만 점차 소량포장 비중이 더 커져가고 있다.
둘째, 재택소비 및 평일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된다는 의미는 평일 낮 시간대에 움직이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이는 또 비싸고 사람이 붐비는 주말이나 성수기를 피해 평일이나 비수기 소비를 즐기는 고령자들이 증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 중·고령세대 중 단카이세대들은 다른 고령자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해 상품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또 가격과 품질에 민감하다. 젊음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소비한다는 점도 주요 특징이다.
셋째는 건강관리 지향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고령세대들은 이전의 고령세대와 는 달리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를 순응하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강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을 단순 목표가 아닌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건강을 통해 '더 젊게 살기', '더 즐겁게 살기'라는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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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가 바로 코앞이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은퇴 중·고령세대는 자산규모면에서는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50~59세) 평균자산은 4억 2000만 원, 60대이상은 3억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은퇴 중·고령세대 50대는 3700만엔, 60대 4709만엔으로 조사됐다.
결국 단카이 첫 세대(1947년생)와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붐 첫 세대(1955년생)는 8년 간격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는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14%↑)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2020년부터는 일본 중·고령세대의 소비 패턴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소비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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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한화생명 연구위원
국제공인 재무설계사(CFP)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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