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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현대기업금융 지분 확보 의미는 범현대가 '막내' 정몽일 설자리 마련, 현대重 우회지원 목적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6-11-22 08:16:0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1: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계열 분리한 현대기업금융 주요 주주로 KCC가 새롭게 등장했다. 정몽일 회장의 설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범현대가가 한데 뭉친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우회지원 목적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9월 2일 현대기업금융 주식 8.17%를 신규 취득했다. 취득 주식수는 1495주, 취득금액은 87억 6100만 원이다. 주당 가격은 5860원이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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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이 기간 확보한 주식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72.1%대 달했던 현대기업금융 지분을 9.93%만 남기고 이 시기 모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의 현대기업금융 지분 매각은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적자로 고강도 구조조정 절차를 밟으면서 결정된 사안이다. 현대중공업은 이곳뿐 아니라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 등도 계열분리했다. 비조선 부문 전 사업부를 떼어내는 게 큰 그림이다.

KCC가 인수한 현대기업금융의 주당 가격을 보면 회사의 총 지분 가치는 약 1200억 원대에 책정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적 추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고평가된 수준이다.

현대기업금융은 2015년 연결기준 193억 원대 영업손실과 136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고, 전년도 역시 적자를 냈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업이 영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이 시기 '대부업' 등 사업을 포기하면서 발생한 손실로 전해진다.

현대기업금융의 지분 가치를 자산 규모를 토대로 책정했다고 보면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쳐진다. 지난해 별도기준 현대기업금융의 순자산(자본총계)은 1352억 원 정도다. 올해 실적 전망을 보면 최근 이보다 순자산 규모가 줄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작 현대기업금융이 설립 당시부터 자산 규모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첫 감사보고서를 내놓은 1999년 별도기준 현대기업금융의 자본총계는 1201억 원. 이후 이익과 손실 등을 반복하며 순자산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대기업금융 설립 당시 지분을 투자한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장부에는 해당 회사의 주당 가격이 2000원도 안되는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최대주주였던 현대중공업은 이를 873원으로 잡아 놨다. 그나마 KCC가 인수한 가격과 가장 근사치로 현대기업금융 주식 가치(주당 5816원)를 올려 놓은 곳은 현대캐피탈뿐이다.

범현대가의 현대기업금융 지원으로 정몽일 회장 역시 수혜를 봤다. 고 정주영 회장의 막내아들인 정 회장은 지난 7월 설립한 현대미래로를 통해 현대기업금융을 거느리게 됐다. 정 회장은 이달 16일 현대미래로 대표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미래로 역시 범현대가의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진 계열이다. 정몽일 회장이 30~40% 지분을 투자했고 KCC와 현대종합상사, 현대에이앤아이, 현대산업개발 등이 자금을 댄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특별히 맡고 있던 회사가 없던 정 회장은 이를 통해 '현대미래로→현대기업금융→현대기술투자'를 단번에 거느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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