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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최순실 후폭풍] 부영, 신흥재벌 부상 '호사다마?'⑧세무조사 청탁 논란 '당혹', 리스크관리·승계 등 '과제'

이상균 기자공개 2016-11-28 10:55:39

[편집자주]

정국을 강타한 '최순실 사태'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넘어 경제·문화·교육계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정경유착' 의혹에 다시 휩싸이게 된 재계는 강도높은 개혁과 경제민주화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최순실발(發) '나비효과'가 향후 국내 경제와 재계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5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고작 3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20여개 재벌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부영그룹의 재계 순위(공기업 포함)가 20위권인 점을 감안하면 기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시장 안팎에서는 부영그룹의 가파른 성장세가 외부 견제로 이어졌고 이것이 정경유착 의혹에 휩싸인 배경이라고 지목한다. 여기에 70세가 넘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향후 경영권 승계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주택임대업으로 현금부자 등극

올해 4월말 기준 부영그룹의 자산규모는 20조 4340억 원으로 상호출자제한에 포함된 기업집단 중 21위다. 공기업 5곳(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SH공사)을 제외하면 16위로 올라선다. 계열사의 업종은 대부분 건설과 부동산업에 몰려 있다. 업종이 다양하지 않다보니 계열사 숫자도 18개로 적은 편이다. 핵심 계열사는 부영주택으로 자산 규모는 13조 2403억 원에 달한다. 부영그룹 전체 자산의 64.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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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은 주택임대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공공임대 건설지원자금을 지원받으면서 토건분야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1990년대 후반 20위권까지 끌어올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임대업을 그다지 중요시 여기지 않아 사업 참여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부영그룹이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셈"이라고 평했다.

대형 건설사의 예상과 달리 부영의 선택은 절묘한 신의 한수가 됐다. 주택임대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거쳐 리스크가 낮았고, 약정된 금액이 꾸준히 들어왔다. 부영은 주택임대업 공사비 중 30% 이상을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지원받았다. 입주민들은 주택도시기금(옛 국민주택기금)을 대출받아 보증금을 지급했고, 여기에 매월 임대료도 지급했다. 국내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매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부영의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5조 원 규모로 현금부자라는 평을 받았다.

◇ '단기 급성장' 리스크 관리 약점

‘최순실 사태' 이전 부영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부동산 투자가 세간에 화제가 되면서부터다. 올해만 부동산에 1조 5000억 원 이상을 베팅했다. 이중에는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도 포함돼 있다.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이 지갑을 닫는 와중에 부영의 적극적인 투자는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사옥을 인수하면서 부영그룹의 위상과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평도 나온다.

부영그룹은 단기간내 급성장을 이루면서 경영 외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약점을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부영이 사세를 확장해 관심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견제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경영 외적인 이슈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부영그룹의 경영방식이 좀처럼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점도 비판을 받는 요인 중 하나다. 부영그룹은 3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상장사가 전혀 없다. 현금흐름이 워낙 좋아 상장을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너2세 가업승계 과제 떠올라

일각에서는 부영그룹이 당면한 가장 큰 이슈로 경영권 승계를 꼽는다. 이중근 회장은 1941년생으로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76세다. 계열사 19곳의 대표직을 겸임하면서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길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후계자 수업이 필요한 시기다.

이 회장에게는 3남 1녀가 있다. 이중 첫째인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인 이성욱 씨도 부영주택에서 전무로 재직 중이다. 3남인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영화감독이다. 이 회장의 막내딸 이서정씨는 부영주택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부영그룹이 건물과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도 상속 및 증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금부자인 부영이 수천 억 원의 대출을 끼고 건물을 매입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들 건물을 향후 승계 및 상속 용도로 활용한다면 건물 매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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