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철 녹십자 사장 1년, 다사다난 북미 도전 [다사다藥 2016]캐나다 공장 완공, 미국 품목 허가 지연 등 각종 이슈 경험
이석준 기자공개 2017-01-03 08:29:4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독 수장 1년차 허은철 대표의 2016년은 '다사다난 북미 도전기'로 요약된다.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발생했지만 미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결과물이 속속 나오면서 방향성(선택과 집중)을 정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녹십자는 올해 숨가빴다. 북미 진출을 위한 캐나다 공장 건설, 혈액제제 미국 허가 도전, 임상 방향 재설정 등 대형 이슈가 한번에 찾아왔다.
캐나다 공장은 최근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이 북미 지역에 직접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설립한 최초 사례다. 녹십자는 캐나다 공장을 거점으로 세계 최대 미국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공장 건설에만 약 1870억 원이 투자됐다. 오는 2018년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면역글로불린(IVIG-SN)의 연내 미국 진출은 무산됐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제조 공정 자료 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허가 시기가 늦춰졌다. 증권가는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문제가 없고 FDA로부터 보완사항을 통보받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은 이번 사태가 치명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FDA가 지난해 미국 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05~2014년 전체 의약품 허가 신청 가운데 승인 대신 검토완료 공문을 받은 비중은 51.1%였다.
허 대표는 글로벌제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 시장에 가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버릴 것은 버리는 유연성도 발휘했다. 혈우병치료제 미국 임상 포기가 대표적 예다.
녹십자는 하반기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 3상을 중단했다. 당초 계획보다 미국 임상이 길어지면서 경쟁자보다 개발 속도에서 뒤쳐지게 됐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결국 글로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공략 가능한 중국 시장을 택했다.
허 대표는 그린진에프 미국 임상은 포기했지만 또 다른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에는 보다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4월 미국 임상 2상에 돌입했다. 헌터라제 경쟁약이 엘라프라제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내수 사업에서는 희귀질환치료제 라인업 확장에 집중했다. 올해 헌터라제, 파브리병약 파바갈에 이어 리소좀 축적 질환을 치료하는 고셔병치료제 애브서틴까지 도입했다. 자체 개발 4가 독감 백신은 올해 첫 선을 보였고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전적격심사(PQ) 승인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 3세 허 대표의 홀로서기 첫 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단어가 적합할 정도로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터졌다"며 "다만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집중할 수 있는 분야가 확실히 정해졌다는 점은 소기의 성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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