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전출세, 코렉시트(Korexit) 해결책 될까 [WM라운지]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6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2년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8782억 원(7억 8000만 달러)이라는 거액의 과징금을 물었다. UBS에 근무했던 브래들리 버켄펠드가 자신이 근무할 당시 수많은 미국인들의 탈세를 도왔다는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버켄필드는 미국의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재무 설계를 하면서 세금 탈루를 돕기 위해 영국령 버진 제도와 홍콩, 파나마와 같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UBS증권은 추징금과 벌금을 자진 납부하면서 기소를 면하기는 했으나 고객과 은행 직원, 브로커 등이 대거 기소됐다. 자본가들의 탈세를 돕는데 일조했다는 불명예도 피할 수 없었다.
세 부담을 회피하려는 고소득자들의 다양한 시도도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각 나라에서는 역외 탈세를 규제하려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 최근 '출국세'법을 도입했다. 2015년 1월 일본의 소득세 최고 세율은 40%에서 45%로, 상속세율은 50%에서 55%로 인상됐다. 높은 세부담에 불만을 가진 일본의 부호들이 국외 소득에 과세하지 않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으로 이민을 가는 경우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출국세 도입 후 일본에 5년 이상 거주, 1억 엔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은 해외로 이주할 경우 이를 양도로 간주, 양도소득의 15%를 납세해야 한다.
이런 국제적 추세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국외전출세(Exit Tax)'가 2017년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영됐고 오는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외전출세란 국내 거주자하고 있는 자가 이민 등을 이유로 국외로 전출하는 경우 국외전출일을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던 과세대상 주식들을 양도한 것으로 간주,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제도다.
구체적인 과세요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납세의무자는 일단 대주주로 한정된다. 상장주식의 경우 기존의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자에 해당하는 대주주가, 비상장주식의 경우 2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 받는 대주주들 중 지난 10년 중 5년 이상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자가 납세의무를 지게 된다.
간주 양도가액의 산정방법은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상장주식의 경우 국외전출일 이전 1개월 최종 시세가액 평균금액을 기준시가로 한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출국일 전후 각 3개월 내의 매매사례가액, 매매사례가액이 없는 경우에는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대 2로 가중 평균한 가액을 순차로 적용해 계산한다.
마지막으로 갑작스런 조세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납부유예에 관한 세부사항들도 신설됐다. 국세기본법에 따른 납세담보(제29조)를 제공하거나 납세관리인(소득세법 제118조의15제1항)을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는 경우 최대 5년 간(국외유학에 관한 규정에 따른 유학 제2조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최대 10년 간 납부유예를 허용해 당장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되게끔 했다. 또한 5년 이내에 다시 국내로 전입하면 납부한 세금을 환급 받는다.
OECD와 EU도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대응방안으로 출국세를 권고한 적이 있을 정도로 국외전출세의 도입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국외전출세 도입에 대한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가장 큰 논쟁거리는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라는 점이다. 국외전출세는 실제 주식의 양도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국외전출일에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양도한 것으로 보고 과세한다. 이는 실제 소득이 발생한 경우에 과세를 하던 그간의 조세체계와 상반된 방식이다.
국내에서 계속 거주하면서 동일한 회사의 주식을 동일한 양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는 실제 주식의 양도 시까지 아무런 과세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는 조세형평에 심히 반하는 것으로 더 나아가 헌법상 평등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해외로 거주지를 옮긴 자가 국내 주식을 실제로 양도했을 때 이민국에 실제로 세액을 납부하는 경우 발생하는 이중과세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더불어 이민 등을 원인으로 출국 시 무거운 조세부담을 지게 함으로써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과세관청은 이러한 우려에 귀 기울여 출국세가 가지는 입법목적상의 역외탈세를 방지하고 과세권을 확보한다는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집행해야 할 것이다.
박주남 로앤택스 파트너스(Law&Tax Partners) 대표
前 하나은행 PB센터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컨설팅
現 주식회사 달꿈 공동 창업자
現 세무법인 택스케어 국제조세 파트너
現 로앤택스 파트너스(Law&Tax Partner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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