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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3조' 손실 어디서 발생했나 대우조선 지분 손상차손, 한진해운 채무 회수불능 '발목'

김장환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03 14:52:15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3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3조 원에 달하는 거액 손실을 낸 배경에는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이 자리잡고 있었다. 산업은행은 이들 기업의 회수가능이익 산정 결과 보유 지분과 채권 가치가 상당수 소실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손상차손 처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진해운처럼 파산 상태는 아님에도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가치 역시 그만큼 불확실하다고 본 셈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회계감사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과 한진해운 채권 등 손실을 추가 반영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이를 지난해 산업은행 별도 재무제표에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돼 산업은행 보유 지분 회수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졌고, 또 한진해운은 파산 절차 돌입으로 물려 있는 채권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년 전 대우조선해양이 수조 원대 손실로 위기가 불거지자 거액 채무를 출자전환하며 자금을 지원했던 산업은행은 2015년에도 대우조선해양으로 인해 7454억 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반영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과거 수주한 다수의 해양플랜트에서 공사원가가 대폭 증가하는 양상이 이어졌고, 또 발주처의 재정악화로 인도가 불가능한 선박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손상 반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1조 원'대 대우조선해양 지분 가치는 '0'원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이후로도 손실을 지속하며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휩싸이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정부와 논의 끝에 약 4조 5000억 원대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그 일환으로 계획했던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추가 출자전환이 지난해 말 완료됐다. 산업은행은 1조 7858억 원을 들여 대우조선해양 주식 4425만 7142주를 취득했다. 감축자본(감자)이 동시에 단행되면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율은 79.04%까지 올랐다.

산업은행 연간 회계감사를 진행한 삼정회계법인은 출자전환으로 지난해 말 확보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역시 대부분 손상차손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진단 결과를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의 악화된 캐시플로어(현금흐름) 등이 산업은행 보유 지분의 미래 회수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객관적 손상 증거라고 판단했다. 산업은행 역시 부실을 모두 털고 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보이면서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가치 대부분을 손실로 처리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한진해운이 파산 절차에 돌입한 것도 산업은행이 3조 원에 달하는 손실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지난달 17일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한진해운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산업은행은 이로 인해 한진해운 채무를 회수할 수 있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갈 당시 산업은행은 6600억 원대 채무를 한진해운에 제공해둔 상태로 알려졌다. 아울러 STX 계열 부실 문제도 손실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법정관리에 돌입한 STX중공업에 대한 충당금을 4분기 추가 적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규모 손실을 냈지만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BIS 비율 등을 연결기준 재무제표로 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015년 9월말 연결기준 10조원대 이익잉여금을 보유 중이고, 30조원을 넘는 자기자본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조원대 손실이 이익잉여금에서 깎여 나가더라도 BIS비율이 15%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산업은행 측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익잉여금이 10조 원 가까이 있기 때문에 3조 원 손실을 냈더라도 BIS 비율이 15%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부 자금수혈 등은 필요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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