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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알고보니 소액공모 [더부쓰 크라우드펀딩 비밀①]상이한 투자자 보호장치…'오인 주의보'

양정우 기자공개 2017-03-20 08:07: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2월 초 크래프트(Craft) 맥주 기업 ㈜더부쓰(The Booth)의 '크라우드펀딩' 투자설명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무려 600여 명이 넘은 인원이 사전 신청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더부쓰측에서 내세운 '크래프트 맥주(수제맥주)'와 '크라우드펀딩'은 모두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반영된 키워드다. 20대 중반 직장인을 비롯해 대학생까지 진행자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올 들어 수제맥주 업체가 '핫'한 투자처로 부상한 만큼 금융권 임직원들도 이날 자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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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크라우드펀딩 설명회는 사실 국내 자본시장에서 통용되는 크라우드펀딩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최근 주요 매스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크라우드펀딩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온라인 소액투자를 말한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관련 제도를 본격 도입한 후 거래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더부쓰는 이날 관계사 더부쓰인베스트먼트그룹(이하 더부쓰인베스트)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투자설명회는 더부쓰인베스트의 소액공모를 홍보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물론 크라우드펀딩은 법적 용어가 아니다. 더부쓰에서 소액공모를 크라우드펀딩으로 광고한 것 자체가 적법한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온라인 소액투자로서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정착하는 단계인 만큼 아직 관계 법령이 없거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가 크라우드펀딩과 소액공모를 혼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크라우드펀딩이 다른 투자 방식에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소액공모 절차를 대중들에게 인기를 끄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에서 상당히 공을 들여온 만큼 크라우드펀딩은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런 크라우드펀딩과 소액공모를 혼동해 투자하게 된다면 제도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크라우드펀딩은 소액공모와 달리 투자자를 보호하는 여러 장치가 마련돼있다. 투자자가 자칫 혼동할 가능성을 좌시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공모 발행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증권을 발행한 기업은 발행 조건과 재무 상태 등을 부실 기재하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소액공모의 경우 민법의 불법행위 규정이 적용돼 투자자가 직접 입증 책임을 다퉈야 한다.

크라우드펀딩은 플랫폼(중개업자)에서 투자 절차가 진행된다는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려를 더는 대목이다. 금융위원회에서 정식 인가를 받은 플랫폼 업체는 자체적으로 우량 기업을 선별해 크라우드펀딩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일단 중개업체의 잣대로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업체가 한차례 검증되는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콘셉트조차 알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며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간판을 걸고 소액공모를 시도하면 정확한 이해없이 투자를 결심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소액공모와 크라우드펀딩은 회수 리스크가 높은 작은 기업에 투자해 장기간 돈을 묻어둬야 한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이 때 발행되는 증권은 차입금보다 후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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