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은행 IRP '뭉칫돈'…평균 밑도는 수익률 [퇴직연금시장 분석/ 은행업권] 기업은행, 상반기 최고 실적…수익률은 '저조'
김슬기 기자공개 2017-07-26 08:27:4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0일 08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이 2조 원 이상 적립금을 늘리면서 절대강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확정급여형(DB)에서는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됐지만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특히 상반기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IRP로 8000억 원 넘는 뭉칫돈이 들어오면서 총 적립금 규모를 키웠다.은행업권 사업자 13곳 가운데 IBK기업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기업은행이 중소 및 영세기업을 토대로 가장 많은 사업자를 확보하면서 상반기 자금을 끌어모았다. 다만 다른 경쟁 은행과는 달리 1000인 이상의 대기업 수가 적어 연말에도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DB산업은행은 퇴직연금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SH수협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역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수익률은 주식시장 강세 흐름 덕에 모든 사업자들이 플러스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평균을 밑도는 수익을 기록했다. 적립금 점유율은 은행권이 절대적으로 높았지만 성적은 '별로'였던 셈이다.
◇ 상반기 은행 시장 점유율 50.7%…IRP에서만 10%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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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은행권 사업자들의 총 적립금은 75조 28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3조 2613억 원)과 비교해 2.76%(2조 202억 원)이 증가했다. 은행권 사업자의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50.7%로 2016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제도 유형별로는 DB형과 DC형의 실적이 엇갈렸다. DB형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0.73%(3078억 원) 감소한 41조 9005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DB형은 같은 기간 6.54%(1조 5144억 원)이 늘어나 24조 6549억 원까지 몸집을 불렸다. IRP 역시 상반기에 10.28%(8136억 원) 증가하면서 8조 72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점유율로 보면 2016년 말 DB형은 57.6%에 달했으나 올 들어서는 55.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DC형과 IRP는 각각 1.2%포인트, 0.8%포인트 늘어난 32.8%, 11.6%로 비중이 높아졌다. 여전히 DB형의 비중이 절반을 넘지만 추세적으로는 DC, IRP으로 무게추가 서서히 옮겨가고 있는 것.
시중은행 퇴직연금부서 관계자는 "DB형의 경우 통상 임금상승률이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많이 유지해왔으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퇴직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DC형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 상반기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DB형이 감소하는 대신 IRP로 자금이 몰렸다고 평했다.
◇ 중소기업 업은 IBK기업은행 3위로 점프…신한은행, 공고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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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 곳은 IBK기업은행이었다. 적립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IBK기업은행은 DB형, DC형, IRP 전 영역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올 상반기에만 4896억 원을 유치하면서 적립금을 10조 9038억 원까지 늘렸다. 은행업권 내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면서 우리은행(10조 6165억 원)을 제치고 업계 3위로 도약했다.
이는 IBK기업은행의 퇴직연금 가입자 특성과 맞닿아있다는 분석이다. IBK기업은행의 퇴직연금 가입단체는 총 9만 1656개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DB형의 경우 4인 미만의 기업체가 1만 6424개, DC형은 10~29인 기업체가 1만 1445개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타사 대비 연내에 적립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만 연말로 갈수록 대기업이 많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에 뒤쳐지는 경향이 크다.
KB국민은행은 총 4091억 원의 적립금을 모으면서 은행업권 내에서 두 번째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2016년에 이어 은행권 퇴직연금 1위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3472억 원의 실적을 쌓아 총 적립금 14조 3577억 원을 기록했다. 은행업권 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과 동일한 19.1%였다.
은행업권 사업자 중 역성장을 기록한 곳은 SH수협은행과 KDB산업은행 뿐이었다. 사업 철수를 진행 중인 SH수협은행을 제외하면 KDB산업은행의 감소세가 두드려졌다. 산업은행(4조 6132억 원)은 상반기에만 996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전체 은행업권 내 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0.3%포인트 감소한 6.1%였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전체 적립금 중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DB형에서 큰 폭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유출이 심했다"며 "상반기에는 구조조정 등으로 자금이 나갔지만 연말이 되면 적립금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플러스 수익률 기록했지만…은행업권, 업계 평균에 못미치는 성적
은행권 사업자들의 지난 2016년 7월~2017년 6월까지 1년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모든 사업자가 주식시장 개선에 힘입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단순평균으로 DB형 수익률은 1.29%, DC형은 1.91%, IRP는 1.07%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DB형에서는 신한은행이 1.45%를 기록,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NH농협은행·제주은행 등이 지난 1년간 1.39%, 우리은행·DGB대구은행·BNK부산은행 등이 같은 기간 1.36%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사업을 접기로 한 SH수협은행은 0.79%를 기록, 업계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실질적인 운용역량을 볼 수 있는 비원리금보장상품의 경우 제주은행이 마이너스(-) 0.37%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업자가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DC형에서는 DGB대구은행이 2.53%를 기록하면서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 평균(1.91%) 이상인 사업자는 신한은행(2.06%), 우리·NH농협은행(2.02%), KB국민은행(1.93%), KEB하나은행(1.92%) 였다. IRP의 경우 전반적으로 비원리금보장상품이 전체 평균을 깎아먹었다. IRP 중 비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은 -0.31%로 성적이 저조하다. 특히 광주은행과 기업은행의 비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1.56%, -1.14%를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적립금 최고 실적을 기록한 IBK기업은행의 수익률이 저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IBK기업은행은 DB와 DC에서 각각 1.18%, 1.70%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업권 평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그나마 IRP 1년 수익률이 1.12%를 기록하면서 평균을 웃돌았지만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1.14%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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