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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승계 초석 '파라다이스인천 흡수합병' [오너십의 탄생]③전필립 회장 세자녀, 합병후 지주사 20% 확보…증여 지분 팔아 153억 현금화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29 08:17:54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5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이 오너 3세들이 성년이 되기도 전에 탄탄한 승계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 증여는 물론 3세 소유 기업과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간 합병, 잔여 계열사 지분 정리 등 승계 준비 작업이 오랜 기간에 걸쳐 꼼꼼하게 이뤄졌다. 그렇게 단 2번의 거래만으로 10대였던 오너 3세들은 파라다이스그룹 지배 최정점에 올랐다.

파라다이스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04년을 기점으로 고 전락원 창업주로부터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증여받으면서 단숨에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이 때 핵심 계열사인 ㈜파라다이스 최대주주 자리도 꿰찼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전락원 창업주의 아들이자 적통 후계자인 전필립 회장의 개인회사였다. 자연스럽게 '전립필 회장→파라다이스글로벌→㈜파라다이스'로 이어지는 1인 지배체제가 구축됐다.

파라다이스글로벌

그 후 2010년까지 전필립 1인 체제는 계속 유지됐다. 하지만 이듬해 인천 하얏트호텔 카지노를 운영하던 '파라다이스인천'을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체제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 중심에 바로 오너 3세들이 있었다.

전 회장의 장녀 우경 씨와 장남 동혁 씨, 차남 동인 씨 등 오너 3세들은 합병 대상이었던 파라다이스인천의 주요 주주였다. 삼남매는 각각 20%씩 총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대가로 이들은 그룹 지주사격인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을 6.7%씩 확보했다. 단순 계열사 주주에서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 주주로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이 3세 승계 계획의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회장은 당시 파라다이스인천 보유 지분 70% 중 60%를 미성년자였던 삼남매에게 나눠준다. 결과적으로 이 증여 지분이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밑천이 됐다.

증여가 이뤄질 즈음만 하더라도 파라다이스인천은 실적이 좋지 못했다. 증여 당해인 2005년에만 반짝 42억 원의 이익을 냈을 뿐, 이후 2년 동안 총 14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파라다이스인천
*2005년. 전필립 회장, 파라다이스인천 지분 60%를 삼남매에 증여.
**2010년 최대실적 후 2011년 파라다이스글로벌과 합병..

하지만 2008년 들어 실적이 반등했다. 매출은 전년도보다 46.4%나 늘면서 처음으로 400억 원을 넘어섰고, 영업손익은 48억 원 적자에서 58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이용자수가 급증하면서 2010년에는 매출 872억 원, 영업이익 174억 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 백억 원의 이익을 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벗어났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물려받은 파라다이스인천이 파라다이스글로벌과의 합병을 앞두고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탈바꿈되면서 오너 3세들이 최대 수혜자가 됐다. 기업가치 상승으로 합병 대가로 받을 수 있는 파라다이스글로벌 신주 수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미성년자였던 오너 3세들은 지분 증여와 합병, 단 두 번의 거래로 파라다이스그룹 오너십에 완벽하게 녹아들게 됐다.

오너 3세들의 증여 지분 유동화도 눈길을 끈다. 오너 3세들은 2004년 6월 할아버지인 전락원 창업주로부터 ㈜파라다이스 주식을 20만주 씩, 총 60만 주 증여 받았다. 그 해 증여세를 물납으로 대신하면서 보유 지분이 36만 여주로 줄었다. 당시 삼남매의 나이는 10살도 채 안됐다.

10년 간 지분을 보유하던 오너 3세들은 2014년 7월 보유 주식을 전량 파라다이스글로벌에 팔았다. 주당 3만 6500원에 지분을 넘기면서 총 153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쥔다. 파라다이글로벌은 자회사 ㈜파라다이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다이스그룹은 일찍이 승계 플랜을 가동해 지배구조 재편의 초석을 다졌다"며 "3세들의 나이를 고려할 때 실제 경영 참여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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