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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공업, '사드충격' 적자로 돌아선 영업이익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①베이징·옌청법인 매출 50% 급감, 부품 단가인하 이중고

길진홍 기자공개 2017-09-25 08:06:59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 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1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배기계통 전문 부품사인 세종공업은 올 상반기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 사드 충격으로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매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동반 타격을 입었다.

일부 납품 물량의 경우 추후 정산을 조건으로 공급 단가를 낮추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매출 부진 속에 고정비 지출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대부분 잠식당했다.

◇매출 12.9% 급감…현기차 부진 직격탄

세종공업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29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9%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각각 149억 원, 185억 원 인식했다.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판관비 등 비용 지출이 지속되면서 이익을 잠식당했다.

세종공업 매출 추이
<자료: 반기보고서>

매출 감소는 현대기아차 납품 차질에서 비롯됐다. 세종공업은 현대기아차에 자동차용 소음기(머플러)와 정화장치(컨버터)를 주로 판매한다. 연간 매출의 약 75%가 현대기아차에서 발생한다. 현대모비스 납품 물량을 더하면 매출 의존도가 83%에 달한다. 주요 매입처인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 영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중국에서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중국 현지에 설립한 생산법인 5곳이 올린 매출은 1065억 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약 39.5%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 감소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옌청세종기차와 베이징세종기차에서 두드러졌다. 이들은 세종공업의 100% 자회사로 2000년대 초반 설립됐다.

옌청세종기차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229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4.9% 감소했다. 베이징기차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50.2% 줄어든 543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 순손실이 101억 원에 달했다.

세종공업 중국법인 매출

매출 감소는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 감소분인 46.7%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판매 감소와 맞물려 매출이 동반 감소한 가운데 일부 납품 물량에서 단가 인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 협력업체를 상대로 부품 공급 물량에 따라 단가를 탄력적으로 조정, 운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사드 악재로 경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일부를 추후 정산하는 조건으로 가격을 소폭 인하했다.

부품사들은 공정가를 기준으로 정산대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장부상 수익 차질이 발생한다. 완성차 판매부진으로 납품 물량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추가로 이중적인 매출 감소 타격을 받은 셈이다.

◇발주처 다변화...상하이기차와 합작 '태창법인' 육성

세종공업은 하반기에도 사드 후폭풍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적으로 완성차 판매가 부진한 3분기로 접어들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창세종기차
<태창세종기차>
다만 납품단가 인하분을 소급 정산 받으면 일시적으로 매출이 소폭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들어 중국을 제외한 유럽법인 등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세종공업 측은 올 매출액이 전년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5% 가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상하이기차와 합작해 설립한 태창세종기차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태창세종기차는 폭스바겐, 상해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장안기차 등 중국 로컬업체를 거래처로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 의존도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매출을 실현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84억 원으로 전년대비 81.5% 불어났다. 아직은 매출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들어 신규 수주액은 약 5400억 원으로 2021년 예상 매출액은 3000억 원이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기차와 협력을 기반으로 로컬업체 등을 상대로 수주를 늘리고 있다"며 "수년 내 옌청과 베이징 공장 매출 감소분을 메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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