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광운대역세권개발 표류 끝낼까 현금 1조 보유 '실탄 두둑', 디벨로퍼업계 "토지대 고가, 상업시설 과다"
김경태 기자공개 2017-09-25 08:05:2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1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역세권개발에 홀로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부동산업체들은 고가의 토지대, 과한 상업시설 비중 등으로 인해 불참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오랜 기간 표류하던 광운대역세권개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지 주목된다.◇올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 1조 상회, 자금력 '탄탄'
광운대역세권개발은 총사업비가 2조6000억 원이다.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토지대만 4978억 원에 달한다. 대규모 금액이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웬만한 건설사 매출을 상회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1년 후 3년 연속 감소하다 2015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1조1522억 원을 기록했고 올 들어서도 1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1453억 원과 단기투자증권 131억 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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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은 신용등급이 높은 만큼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충분히 끌어올 수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6월 초 현대산업개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상향했다. 최근 주택 분양물량이 확대돼 견조한 수익이 유지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4조7498억 원, 영업이익은 5172억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3309억 원이다. 올 상반기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매출은 2조4972억 원, 영업이익은 2822억 원으로 각각 14.1%, 14.5% 신장했다. 당기순이익은 2118억 원으로 25.7% 확대됐다.
현대산업개발의 올 상반기 말 부채는 3조217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2% 늘었다. 단기차입금과 선수금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116.9%로 지난해 말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건설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2분기 말 국내 건설사의 부채비율은 141.6%다.
◇디벨로퍼업계 "수익성 확보 어려워"
코레일(한국철도공사, korail)이 진행한 이번 공모는 흥행에 실패했다. 건설·부동산 관련 업체들이 대거 불참했고 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현대산업개발에서는 개발사업팀이 맡고 있는데 인허가 문제 등을 풀어나가면 사업성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불참한 부동산개발업체(디벨로퍼)들의 분석은 다르다. 우선 민간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토지대가 고가라고 봤다. 향후 민간사업자가 기부체납과 공동시설, 점유자, 임차인 보상 등을 해결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나온 토지대는 비싸다는 입장이다.
광운대역세권개발 부지의 면적은 14만9065㎡다. 전체 토지면적의 73.4%에 해당하는 10만9475㎡는 코레일이 보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만9896㎡, 노원구는 3161㎡, 서울시는 1974㎡다. 이 외 사유지 4559㎡가 있다. 부지에 지장시설물들이 있는데 코레일은 공모지침서에 철거 및 이전비용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고 적시했다.
상업시설 비중이 높은 점도 불참 배경이다. 코레일이 공모지침서에서 밝힌 상업용지는 2만282㎡로 전체의 13.6% 정도다. 주거용지는 8만1130㎡로 54.4%다.
디벨로퍼 관계자는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광운대역세권 부지는 일종의 교통섬으로 상업적인 수요가 유발되는 곳이 아니다"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힘든 곳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레일을 위해서 일종의 확정이익 개념으로 수익을 보장하도록 한 점도 부담이었다"며 "공동사업처럼 보이지만 위험이 발생하면 시행사가 대부분 책임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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