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떠나는 2대주주…'지배개편 2막' 시작되나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③'하림-JKL' 연합 갈라서…글로벌 투자자로 빈자리 채워
고설봉 기자공개 2017-09-27 08:19:45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이 지배구조 개편 2막을 맞았다. 하림그룹과 손잡고 팬오션을 인수한 토종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분 매각을 시작했다. 하림그룹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남고 국내외 기관과 사모펀드들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향후 하림그룹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며 실권을 쥐고 가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글로벌 연기금과 펀드들의 주주 참여로 경영 및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평가다.
◇법정관리 팬오션 구한 '하림-JKL 연합'
팬오션은 하림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의 자회사로 분류된다. 2015년 6월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법정관리 중이던 팬오션을 인수한다. 인수 과정에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팬오션의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대주주로부터 자금수혈을 받은 팬오션은 정상화 길을 걷는다. 하림그룹 편입 뒤에는 안정적인 계열사 매출 등을 토대로 승승장구한다. 또 곡물사업 등 신규 사업 진출에도 성공한다. 해운업 불황과 운임 하락 등의 악조건에서도 실적을 보완할 수단을 만들었다.
현재 팬오션 최대주주는 제일홀딩스로 지분 50.89%를 보유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외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과 그 우호세력들이 지분 0.31%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팬오션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경영권 지분은 51.2%로 늘어난다.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 함께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김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모펀드 특성상 향후 지분 매각이 예정돼 있어 동맹은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실제 하림그룹과 동반으로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 보유 지분율은 12.72%였지만 현재는 7.63%로 낮아졌다. 최근 JKL파트너스는 팬오션 지분 5.09%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
◇갈라서는 JKL, 새로 영입된 외국계 자본
지난달 팬오션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맞는다. 2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면서다. 이들은 최초 투자금인 170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지분 5.09%를 내다팔았다.
JKL은 블록딜 수요조사 당시부터 외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원매자를 물색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인 메릴린치를 단독 블록딜 매각 주관사로 선임했다. 지분 매각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안정된 재무구조와 영업력을 바탕으로 팬오션이 최근 실적 정상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곧 다가올 투자금 회수를 위한 기초 작업이다. JKL파트너스는 향후 2~3년을 투자금 회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매각에서 해외 기관과 펀드로만 원매자를 제한한 것은 향후 팬오션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기 위한 포석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관 등으로 원매자 후보군을 넓히면 그만큼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펀드를 주주로 맞아들이면서 팬오션은 글로벌 투자시장에 데뷔했다. 해외 펀드가 팬오션 주요주주로 등장한 만큼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팬오션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 등이 제작된다. 팬오션이 글로벌 시장에 투자 대상으로 등장한 셈이다.
다만 JKL파트너스가 빠져나가도 하림그룹의 팬오션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팬오션을 활용한 하림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 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글로벌 사모펀드 특성상 경영 및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지배구조 연구원은 "팬오션이 글로벌 투자 시장에 데뷔하면서 펀더멘털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그러나 하림그룹은 경영권 등 지배력을 행사에 더 많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