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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공업, 모친이 캐스팅보트…미완의 장남승계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④창업주 부인 서혜숙 회장 경영실권, '5대5' 지분 절묘한 황금분할

길진홍 기자공개 2017-09-29 08:55:55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 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공업은 지주사 전환으로 후계 윤곽을 갖췄으나 완벽한 틀을 갖추지는 못했다. 창업주 장남이 일선에서 경영을 지휘하고 있지만 소유측면에서 차남과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중장기간 형제경영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친이 '캐스팅보트' 격인 핵심 지분을 소유하면서 당분간 힘의 균형이 유지될 전망된다.

세종공업 최대주주는 지분 45%를 소유한 에스제이원이다. 계열집단의 지주사인 에스제이원을 거쳐 주력인 세종공업과 계열사를 지배한다.


세종공업 지배3


지배 정점에는 창업주인 박세종 세종공업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길 부회장이 있다. 박 부회장은 에스제이원 지분 57.4%를 소유한 대주주이다. 2015년 2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박 부회장을 시작으로 에스제이원→세종공업→국내외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당시 세종공업 대주주인 박 부회장은 지분 25.15% 전량을 현물출자하고 에스제이원 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업계는 이 때 사실상 창업주 장남으로 가업승계가 일단락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에스제이원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종공업 등기임원으로 경영 실무를 책임진다.

에스제이원 주주현황

그는 2007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라 2011년 대표이사 총괄사장, 2012년 대표이사 부회장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현대자동차를 거쳐 세종공업에 합류해 일찍이 경영수업을 쌓았다. 2015년 지주사 전환에 따른 수직 계열화를 계기로 소유권까지 강화했다.

동생인 박정규 총괄사장의 경우 에스제이원 지분율이 15.9%에 불과하다. 박 부회장이 절대적인 지분율 우위를 점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장남 중심의 가업승계가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박 부회장은 완전히 창업주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 부회장의 모친인 서혜숙 회장이 아직까지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07년 상근 부회장으로 경영에 첫발을 뗐다. 남편인 박 명예회장을 도와 경영 실무를 챙겼다. 박 명예회장이 2009년 일선에서 물러난 뒤 회장직을 승계했다. 지금도 주요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공업 지분현황

서 회장은 또 지주사인 에스제이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에스제이원 지분 27%를 소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차남인 박 총괄사장 지분을 더할 경우 42.6%에 달한다.

이들 지분 합계는 과반을 밑돈다. 장남인 박 부회장 지분율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세종공업 직접 지분까지 포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 총괄사장은 세종공업 지분 7.36%를 소유하고 있다. 이를 더하면 서 회장과 박 총괄사장의 세종공업 실질 지분이 26.5%로 오른다. 박 부회장의 세종공업 실질 지분율 25.8%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박 명예회장이 후계 설계 과정에서 장남에게 많은 힘을 실어줬지만 부인과 차남에게 지분을 배분해 소유 균형을 맞춘 셈이다.

이 같은 소유 구도는 지주사 전환 직후에 이뤄졌다. 당시 박 명예회장을 제외한 오너일가는 모두 세종공업 지분 전량을 에스제이원에 현물출자했다.

박 명예회장은 현물출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보유 지분 8.85%를 차남인 박 부사장에게 증여했다. 증여 대상으로 장남이 아닌 차남을 택했다. 장남이 지주사 과반 이상의 지분을 획득하면서 안배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는 당분간 이 같은 지배구조 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형제경영이 자리를 잡는 시점까지 서 회장의 입지도 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회장이 향후 두 아들에게 보유 지분을 물려주는 시점에서 추가적인 지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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