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연체관리에 '디지털 혁신' 입힌다 [thebell interview]박성률 여신관리부장 "연체정상화 예측모형으로 고객 변별력 강화"
원충희 기자공개 2017-12-04 09:24:4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30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체 정상화 예측모형은 그동안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졌던 은행의 연체관리를 디지털로 전환한 혁신의 산물이다."박성률 국민은행 여신관리부장(사진)은 지난 27일 선보인 '연체 정상화 예측모형'에 대해 자부심을 보였다. 예금, 대출 뿐만 아니라 후선업무인 연체·부실채권 관리에도 디지털을 응용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모형개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모형은 연체고객의 금융거래 이력과 상환능력, 대출상품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정상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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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개발을 기획하고 업무를 진행한 여신관리부는 연체·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연체관리 및 회수, 부실채권(NPL) 매각, 상각채권 처리 등의 업무를 하는 부서다. 대출영업 등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여신관리, 채권회수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이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박 부장은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기존 연체채권 관리프로세스의 상당부분을 디지털화 하는 과정에서 통계적 기반의 연체자 관리모형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며 "금융기관 전문 컨설팅업체와 손잡고 내부 여신거래정보와 연체고객의 특성을 분석해 모형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에는 이런 모형을 활용해 연체고객 변별력을 강화한 사례가 많은데 국내에는 아직 없다"며 "방대한 여신거래정보와 연체데이터를 정제하지 못하고 다양한 고객군을 필터링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3030만 개인고객과 거래정보는 예측모형 개발의 토대가 됐다. 모형을 만들기 위해선 방대한 데이터를 통계자료로 가공해 확률을 추출해야 한다. 정제된 통계정보가 많을수록 예측모형의 정확성이 높아진다. 국민은행의 개인고객 수는 국내 은행권 최대 규모다.
국민은행 여신관리부가 연체 예측모형을 개발에 나선 이유는 연체발생 초기에 우량과 악성채권을 분류해 관리하기 위해서다. 어느 고객의 정상화 가능성이 크고 어느 여신이 악성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은지를 사전에 판별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효율적인 관리와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금융기관이 고민하는 부분이 연체고객의 행동패턴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예측모형 개발은 획기적인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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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정상화 예측모형을 착안한 배경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로벌 컨설팅업체의 컨설팅을 받았던 국민은행은 여신관리 프로세스와 조직구조를 새로 짰다. 컨설팅업체는 프로세스 설계와 함께 외국 금융사들이 활용하고 연체 정상화 예측시스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박 부장은 " 2008년부터 '그레이존(저신용 중소기업)' 여신의 부실로 홍역을 치룬 터라 연체자 예측 시스템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며 "다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터라 시스템 도입은 차후로 미루고 연체고객의 특성을 자동 분석할 수 있는 모형개발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여신관리에 대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남다른 관심도 모형개발에 나선 요인 중 하나다. 과거 CEO들은 '앞단(대출영업·심사)'의 업무에 더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았다면 윤 회장은 '뒷단(채권관리·회수)'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부장은 "윤 회장도 종종 앞단의 경쟁은 이미 포화상태라 마진내기 어렵지만 뒷단은 아직 먹을 게 있어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고 강조했다"며 "여신관리업무에 대한 지원도 많이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은행 여신관리는 이 같은 모형을 통한 디지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제 시작이라 부족한 게 많지만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모형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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