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높지않다"…CVC, 승기 잡을까 정명훈 CVC 대표, 칼라일 시절 ADT캡스 담당…"수익구조도 에스원보다 유리"
윤동희 기자공개 2018-01-02 13:40:0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8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DT캡스 M&A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예상보다 저조한 예비입찰자 수에 매도자의 기대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칼라일그룹(The Carlyle Group)의 ADT캡스 인수 당시 금융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만큼 이번 밸류에이션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오히려 업계 1위 회사인 에스원에 비해 용역비, 수수료 등 마진 구조가 좋아 3조 원이 넘는 금액도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파트너스와 맥쿼리 등이 유력 입찰 후보자로 남아 ADT캡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매도자가 기대하는 3조 원 이상의 가격은 CVC가 예비입찰 당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 또한 이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했는데 최고가는 아니라는 게 거래 관계자 설명이다.
◇ 최고가 써낸 CVC 유력 후보로…"회계원칙 일관성 있으면 문제 없어"
시장에서는 예비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후보로 CVC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인수의지가 강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CVC는 실무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임석정 대표의 사임 후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하우스다. 특히 CVC의 정명훈 대표는 2011년 칼라일 한국지사에 합류해 ADT캡스 인수를 주도적으로 맡았다. 2년 전 CVC로 이직해 다시 ADT캡스 인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매물에 대한 이해도가 원매자 중에 가장 뛰어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 실적을 두고 시장은 매도자의 지나친 눈높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운용리스 회계준칙 적용에 따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과다하게 계상된다는 주장이 뒷받침이 됐다. 보통 EBITDA를 구할 때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해주는데 운용리스 회계원칙이 따르면 원가로 빠졌던 금액이 감가상각비 항목으로 다시 추가된다.
비용이 EBITDA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멀티플이 12배든 15배든 기대 매각가가 과도하다는 얘기다. 칼라일이 ADT캡스를 인수할 당시 밸류에이션은 (EV/EBITDA 멀티플) 12배였다.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100% 지분가치(에퀴티 밸류)는 3조 원을 상회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고(高) 밸류 ' 논란에 대해 반박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관성 있게 회계처리를 할 뿐 회사의 수익발생 구조에는 칼라일의 ADT캡스 인수 당시와 달라진 게 없다는 논리다. 이는 CVC의 예비 인수 제안가격이 과도하게 높지 않다는 결론으로 연결지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EBITDA에 대해 지적을 하지만 정당한 회계원칙에 따른 계산 방식인데다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를 일관성 있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 삼을 수 없는 부분"이라며 "2014년 칼라일의 ADT캡스 인수 당시 은행과 증권사 등 인수금융 업계에서도 앞다퉈 투자에 나섰는데 3년 여가 지난 현재 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지고 EBITDA 계산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칼라일은 ADT캡스 인수 당시 거래대금의 절반 정도를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자본재조정이 포함된 리파이낸싱을 올해 초를 포함해 두 번이나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ADT캡스는 지난해 전년대비 4% 증가한 693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년 EBITDA가 200억~300억 원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EBITDA는 2800억 원대일 가능성이 높다. 꾸준히 성장하며 현금창출력이 올라가는 것 자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영업이익률 큰 폭 차이…에스원, 세콤에 수수료 및 외주비 지급 비중 커
사실 ADT캡스의 고 밸류 논란의 배경에는 회계원칙 뿐 아니라 업계 1위인 에스원이 주는 영향도 있었다. 에스원은 시장 점유율이 58% 가량으로 ADT캡스(29%)의 두 배 수준이다. 삼성이 주는 후광에 상장사라 ADT캡스가 에스원 보다 높은 멀티플 적용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은 거래 초기부터 언급됐다. 에스원의 지난 27일 기준 시가총액은 3조 8379억 원으로 차입금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EV/EBITDA가 9~10배 수준이다.
매출점유율 차이에도 불구하고 ADT캡스의 매물가치를 높게 보는 쪽은 이익률 차이에 주목한다. ADT캡스의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9.6%다. 매년 소폭 개선되는 추세다. 에스원의 영업이익률은 11.2%다. 8.3% 포인트라는 큰 차이가 난다. 비용관리 측면에서 ADT캡스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비용 중에서 에스원이 ADT캡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지불하는 항목은 외주비다. 지난해 기준 외주비는 4300억 원 수준이었다. 정확히 외주비가 어떤 용처로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앉지만 시설 경비 자회사 휴먼티에스에스에 외주비의 20% 가량을 지불하고 있다.
또 비용에서 차지하는 지급 수수료는 절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에스원에 부담이다. ADT캡스는 에스원에 비해 로열티 부담이 적어 마진 방어가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에스원은 지난해 261억 원의 지급 수수료 및 기술사용료를 비용으로 인식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세콤(SECOM)과의 기술지원계약에 따라 시스템부문 순매출액의 0.65%를 로열티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에스원의 보안시스템서비스 부문의 시스템 매출은 9372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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