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8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물류자동화 업체 톱텍 인수를 검토한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톱텍 주주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6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주가는 17일 전일 대비 15% 급락했다. 주주들은 대기업인 SK텔레콤이 시장 충격을 생각지 않았다며 항의하는 분위기다.정황상 SK텔레콤은 막판까지 인수 추진 여부를 고민했다. 그렇지 않다면 인수설에 대한 최초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16일에 부인했을 것이다. 무엇이 SK텔레콤을 우왕좌왕하게 했을까. 일각에선 M&A로 성과를 내고 싶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긍정론과 SK-톱텍 시너지가 불투명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부정론이 대립한 결과로 보고 있다.
16일 인수설이 나왔을 때 동종업계에선 '예상 밖의 딜'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SK그룹이 톱텍을 활용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톱텍은 디스플레이 자동화 장비가 전문이고 최대 고객사도 삼성디스플레이다. 반면 SK그룹은 디스플레이 사업이 없다. 톱텍을 인수한다 해도 당장 효용성이 크지 않다.
반면 SK텔레콤은 딜 검토 초기 톱텍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장이 SK하이닉스 인수 등 M&A로 굵직한 성과를 내왔는 데다 SK그룹에서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톱텍은 국내 물류자동화 시장에서 1조 원 매출이 넘는 몇 안되는 선두업체다. SK텔레콤이 톱텍을 인수하면 스마트팩토리 사업 수직계열화를 갖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톱텍이 SK하이닉스 반도체라인과 SK그룹과 동업 관계인 중국 홍하이그룹 디스플레이 라인에 장비를 깔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초기엔 반대론 소리가 묻혔다. 반도체용 장비는 초미세공정으로 난이도가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높아 톱텍이 진입하지 못했던 영역이다. 단기에 SK하이닉스 납품은 쉽지 않다. 홍하이와의 거래도 삼성과 마찰 및 특허 이슈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한마디로 톱텍이 홍하이에 납품하는 것을 삼성이 가만 둘리 없다.
SK텔레콤의 톱텍 인수 추진은 애초부터 효용성보단 기대가 앞선 딜이었다. 결론적으로 포기했으니 박 사장은 잘못이 없고, SK텔레콤도 손해 보지 않았다. 뒤늦게 추종 매매를 한 개미투자자들만 불똥을 맞게 됐다. 물론 SK텔레콤에게 이들까지 책임질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인수 추진을 하루만에 번복했다는 사실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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