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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규제 갈등' 2라운드 예고 블록체인협회에 진대제 등 정관계 출신 인사 포진, 적극 대응 나설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8-01-29 11:31:3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6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식 출범한 한국블록체인협회 요직에 정관계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향후 가상화폐(암호화폐) 규제방안을 놓고 정부와 업계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서동원 전 규제개혁위원장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블록체인협회 요직을 차지한 정관계 인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기념식을 갖고 진대제 전 장관을 초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발족한 블록체인협회는 빗썸·코빗·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25개사와 블록체인 기업 등 66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진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과 김대중 정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자문위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지냈다. 퇴임 후 벤처투자사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를 세워 대표를 맡고 있다.

블록체인협회는 진 회장 외에도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다. 자율규제위원장으로 전하진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로 금융위원회 핀테크협회 자문위원을 지낸 인호 고려대 교수를 선임했다. 감사를 맡은 김홍기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던 인물이다.

또 블록체인협회 고문으로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서동원 전 규제개혁위원장, 이상일 전 국회의원,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송강호 전 경찰청 수사국장도 분쟁조정위원장과 준법정보센터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블록체인협회가 이처럼 정관계 인사를 대거 영입한 이유는 정부의 규제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는 가상화폐의 지위나 정의 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규제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가상화폐 업계는 국회 정무위원회 간담회 등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시장의 급격한 팽창이 이어지며 '광풍'에 가까운 투기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며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실명 계좌가 확인된 사람들만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이달 30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해외사례를 토대로 양도세 등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과제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하며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진 회장도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초기에 나타난 일시적 부작용 등을 이유로 과도한 규제를 하면 신기술 분야 성장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부의 규제가 과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가상화폐 규제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정부의 규제안을 비판하는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규제법안 발의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블록체인협회에게 긍정적 요인이다.

금융권에선 가상화폐 규제안을 두고 또 다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간 정부의 규제 정책에 가상화폐 업계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면, 앞으로 정관계 출신 인사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 회장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의 폭 넓은 인맥을 활용해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안에 적극 대응하고 업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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