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잃은 롯데케미칼, 비빌 언덕 '허수영 부회장' [롯데 비상경영]화학BU장·대표이사 겸직, '신동빈 복심' 역할 수행할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8-02-13 18:17:5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3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공백 상황이 현실화되면서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경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허수영 부회장(사진)과 김교현 사장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신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허 부회장이 롯데케미칼 경영 중심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신 회장은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롯데그룹은 창립 50년만에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롯데그룹 핵심 사업축인 롯데케미칼 또한 총수 부재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몇 안되는 계열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허수영 부회장이라는 걸출한 2인자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허 부회장은 신 회장과 함께 롯데케미칼 각자 대표를 맡고 있고, 동시에 그룹 화학 사업도 총괄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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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76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30년 여 간 롯데그룹 화학 부문을 이끌고 있다. 허 부회장은 1999년 처음으로 호남석유화학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전략경영 수립이 담당 업무였다.
2004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맡게 된 이후부터 활동 반경이 더 넓어졌다. 전무로 진급했고, 전사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실제 신 회장은 허 부회장을 핵심 계열사인 롯데대산유화와 케이피케미칼의 비상근이사로 선임하며 그룹 화학 부문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겼다.
롯데 화학부문 성장 기틀을 마련한 허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상한 화학사 재편 총대도 멨다. 신 회장이 화학 부문의 대표 전략통으로 성장한 허 부회장을 재편 계획을 실행할 적임자로 점찍은 것으로 판단된다.
허 부회장은 2007년 롯데대산유화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대산유화는 이듬해 호남석유화학에 피합병된다. 허 대표가 합병 사전 정지 작업의 중책을 맡았던 셈이다. 롯데대산유화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은 허 부회장은 2008년부터 자회사 케이피케미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케이피케미칼은 이듬해 롯데케미칼과 한 몸이 됐다. 2번의 화학부문 재편 작업 과정에 허 대표가 모두 깊숙히 관여했다. 신 회장의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합병 완료 후 허 부회장은 신 회장과 함께 통합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도 각자 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그룹 화학사업을 총괄 지위하는 화학BU 수장 자리도 허 부회장 몫이었다. 롯데그룹은 작년 초 4개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BU체제를 구축했다. 허 부회장은 초대 화학BU장에 선임됐으며, 이후 줄곧 그룹 화학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각종 소송 이슈가 걸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막차도 탔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결국 신 회장의 '믿을맨'으로 통하는 허 부회장이 롯데케미칼 비상 경영 체제의 중심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15조 8745억원, 영업이익은 15.1% 늘어난 2조 9276억원을 기록했다. 원료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에틸렌 등 주요 생산제품 가격은 크게 오른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허 부회장은 신 회장 경영 공백을 메우면서 호실적 유지에 총력에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조성 등 조 단위 대규모 투자도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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