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만년 중위권' KB신탁, 1분기 수주 1위 ‘파란' 책임준공형 상품 앞세워 공격 마케팅…하나신탁도 3위 ‘선전’

이상균 기자공개 2018-04-17 07:11: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3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년 중위권에 머물던 KB부동산신탁이 올해 1분기 신규수주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같은 시중은행 계열의 하나자산신탁도 3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선전을 이어갔다. 두 곳 모두 책임준공형 관리신탁 상품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규 수주는 부동산신탁사의 영업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향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미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다. 부동산 신탁사들도 각사의 신규 수주 규모를 비교하며 신경전을 벌일 만큼 관심도가 높다.

13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올해 1분기 50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해 선두를 차지했다. 최근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자산신탁(400억원)이 2위, 하나자산신탁(350억원)은 3위를 기록했다.

KB부동산신탁의 선두 부상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와 2016년 신규수주 순위에서 각각 6위에 머물 정도로 중위권을 맴돌았다. 1996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KB금융지주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 체제 하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는데 주력해왔다.

KB부동산신탁의 변신은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리스크 높은 책임준공형과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영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책임준공형 관리신탁과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각각 20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반면 주력상품인 비차입형 신탁은 100억원에 머물렀다.

하나자산신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으로 신규 수주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던 하나자산신탁은 올해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에서만 300억원의 신규수주를 올렸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수요 중 일부가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비차입형 신탁 시장이 점차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이란 시공사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될 경우 신탁사가 대주단의 채무를 상환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준공을 책임지겠다는 보증을 하는 상품이다. 주로 지방 사업장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아파트나 연립주택, 오피스텔 공사 사업장 등이 책임준공 신탁상품에 가입한다.

이 같은 사업장은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에게 시공을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책임준공 계약이 어렵고 시행사는 금융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다. 신탁사 관계자는 "대형 신탁사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린 상품"이라며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약속하면서 사업 리스크가 낮아지기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손쉬워진다"고 말했다.

신탁업계에서는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이 중위험 상품이라고 평가한다. 책임준공형 관리신탁 보수도 2%로 차입형(3.5~4%)과 비차입형 신탁(0.1%)의 중간 수준이다.

중소형 신탁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막강한 금융자본을 등에 업은 은행 지주소속의 신탁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중소형 신탁사 관계자는 "대형 금융회사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그 파급효과가 얼마나 대단할지를 일깨워주는 대목"이라며 "자본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신탁사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kb신탁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