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SV인베스트, 글로벌 진출 날개 달까 [벤처캐피탈 IPO]⑥설립 12년만에 업계 10위권 안착…자본금 확충으로 성장 '가속'
정강훈 기자공개 2018-04-19 16:42:59
[편집자주]
벤처캐피탈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를 선언하고 나섰다. 기업가치 재평가와 퀀텀 점프에 대한 기대 심리가 맞물리면서 상장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IPO 시장에 명함을 내민 벤처캐피탈의 펀드레이징과 투자 및 회수 역량을 점검하고 향후 상장 기업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8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년 업력의 SV인베스트먼트는 업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대형사로 도약한 운용사 중 한 곳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은 총 6259억원으로 벤처펀드(5259억원) 기준으로는 업계 10위 정도에 위치한다. 상위 9개사의 평균 업력이 29년인 것을 감안하면 SV인베스트먼트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지난달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SV인베스트먼트는 현재 IPO 후보군 중에서는 가장 먼저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된 공모자금은 미국 진출 등 글로벌 투자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SV인베스트먼트가 이번 IPO로 성장에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글로벌 투자 확대…바이오 투자전략 '강점'
SV인베스트먼트는 일찍이 글로벌 벤처캐피탈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첫번째 타깃은 중국으로 2014년 'SV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을 시작했다. 이후 'SV 한·중 문화-ICT융합펀드' 등 중국 시장과 관련된 펀드들을 잇따라 출범했다.
SV인베스트먼트보다 앞서 중국에 진출한 벤처캐피탈은 KTB네트워크,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있다. 준비 기간을 포함해도 SV인베스트먼트는 상당히 후발주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현지의 벤처캐피탈 및 출자자(LP)를 파트너로 삼는 전략으로 비교적 빠르게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두번째로 공략할 해외 지역은 미국이다. 현재 미국 현지 벤처캐피탈인 KCV(Kensington Capital Ventures)와 공동으로 1억달러 이상의 펀드를 결성 중이다. SV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펀드로 북미 및 유럽 지역에서의 네트워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진출 확대와 더불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는 SV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전략이다. SV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 산업이 해외 진출이 용이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라고 판단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미국 펀드도 바이오를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강점은 △운용 규모의 빠른 성장 △글로벌 투자 시장 공략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확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박성호 대표이사가 IPO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도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내부 요소다.
◇가파른 외형 성장…가시적 성과는 '아직'
SV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상장으로 공모금을 확보해 펀드레이징에 활용할 계획이다. 든든한 모회사가 있는 IPO 경쟁사들과 달리 독립계에 가까운 SV인베스트먼트의 자본금이 113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을 감안해도 6000억원대 펀드를 운용하기에 넉넉한 규모는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SV인베스트먼트는 다른 경쟁 대형사보다 IPO의 필요성이 높은 회사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주주사들의 엑시트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메가스터디, 삼영무역을 비롯해 여러 회사들이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박성호 대표와 IPO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업체들이다. 일부 주주사들은 임직원들에게 예상 공모가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빠른 외형 성장이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어 기업가치 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영업실적은 매출액 103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했지만 비슷한 규모의 대형중에서는 실적 규모가 작은 편이다.
펀드 청산 실적도 많지 않다. 결성부터 청산까지 최대 10년 가량 걸리는 벤처펀드의 특성상 아직 대부분의 펀드들은 청산 기간이 남아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때문에 펀드 만기를 계속 연장했던 펀드들이 있었지만, 이번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성공적으로 엑시트하게 되면서 올해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계속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V인베스트먼트는 아직 다른 최상위권 운용사만큼 영업실적 및 해외 투자의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다만 성장성과 뚜렷한 사업 전략, IPO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추진 효과에서는 높은 점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 거침없이 성장해 온 SV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의 문턱도 무난히 넘게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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