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제 도입, PF 대출 두배 늘려야" [2018 건설부동산 포럼]손정락 연구위원 "분양대금 의존도 낮아져 자금공백 발생…HUG, 맞춤형 보증상품 필요"
이상균 기자공개 2018-04-26 08:17:06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향후 후분양제가 도입될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분양대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낮아지면서 자금공백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PF 대출이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행사와 시공사 등 사업주체들의 자금동원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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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연구위원은 "과거 참여정부 사례에 비춰볼 때 공정률 80% 도달 시기에 분양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가는 최근 10년간 아파트 상승률이 연 2% 오른 것을 감안하면 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후분양제 도입으로 분양시점이 2년 이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연구위원은 후분양제 도입이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분양제는 프리미엄을 수분양자에서 건설사 이익으로 이전시킬 것"이라며 "초기 사업 리스크를 건설사가 부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위원은 "수분양자의 프리미엄이 사실상 없어지면서 투자수요 감소로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시행사와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리스크가 높아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PF 시장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후분양제는 5, 6차 중도금이 들어오는 시기에 분양을 시작한다. 선분양제에 비해 분양대금이 들어오는 시기가 그만큼 늦어지면서 자금공백이 발생한다. 이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손 연구위원은 "후분양제는 사업비에서 금융회사 대출 비중이 30~50%에서 70%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정부에서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 금융회사에서 PF 대출을 늘리는 방안, 시행사 및 시공사가 사업비 부담 비중을 늘리는 방안 등이 있다"고 말했다.
손 연구위원은 금융회사, 그중에서도 시중은행은 PF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은행은 자본비율 규제 탓에 부동산 PF 대출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릴 수 없다"며 "PF 대출의 위험가중치는 가계대출의 3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대출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후분양제 맞춤형 보증상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연구위원은 정부의 지원 못지않게 사업주체인 시행사와 시공사의 사업비 부담 비중을 늘려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는 금융회사의 PF 대출 비중이 20~30%로 우리보다 낮고, 대부분 공사비 조달에 집중된다"며 "우리나라는 PF 대출이 상당 부분 토지비 매입에 들어가는 등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내 토지매입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이를 감안해도 현재 사업비의 5%만을 담당하는 시행사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의 발표 전문
정부에서 후분양제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은 모른다. 과거 참여정부 사례 비춰볼 때 공정률 80% 도달 시기에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후분양제 도입됐을 때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가격이다. 예상이 어렵지만 분양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년간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연 2%다. 후분양제 도입으로 분양시점이 2년 이연될 경우 단순계산으로는 4%로 예상된다. 여기에 매년 아파트 분양가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아파트 분양가는 상당한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은 최소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프리미엄이 분양가에 육박할 정도다. 이 같은 프리미엄은 후분양제가 도입될 경우 기존 수분양자에서 건설사 이익으로 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가 초기 리스크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후분양제 도입은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시장에는 실수요자도 있지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도 있다. 후분양제는 프리미엄이 없어지면서 이들 투자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고 시행사,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진다.
우리나라는 PF 자금조달 시장이 다소 특이하다. 토지매입 자금을 PF 대출에 의존한다. 우리나라 토지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PF 대출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다. 해외의 경우 전체 사업비의 25~30%를 차지하는 토지를 시행사가 자기자본으로 마련한다. 우리나라는 사업비에서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
선분양제에서 후분양제로 바뀔 경우 개발사업 비용이 늘어날지 줄어들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후분양제는 5, 6차 중도금이 들어오는 시기에 분양을 시작한다. 분양대금이 들어오는 시기가 그만큼 이연되는 것이다. 즉, 분양대금이 이연되는 시기만큼 자금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매워야 한다.
해결방안은 여러 가지다. 정부에서 대출을 지원하거나 금융기관에서 PF 대출을 늘리거나, 시행사 및 시공사가 공백을 메우거나. 후분양제 안착에 영향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우선 금융기관이 담당해야 할 PF 대출 규모를 늘리는 방안이다. 기존 사업비의 35~50%에서 70%로 늘어난다. 특히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 자본비율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대출은 가계대출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세 배 이상 높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이 대출할 수 있도록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돼서 위험가중치가 높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공공사업 주도 후분양제는 위험가중치를 줄여대출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에서 후분양 대출을 보증해줄 필요가 있다. 이미 선분양제 하에서 시행사, 시공사의 재무상태가 열위하면 HUG의 보증으로 PF 대출금리를 낮춰준다. 이런 보증이 후분양제에서는 더욱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수행 주체들인 시행사, 시공사의 재원조달 능력을 키워야 한다. 토지비가 워낙 비싼 탓도 있지만 현재 시행사가 부담하는 사업 비중은 너무 낮다. 이를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시행사의 자금이 부족하면 리츠와 펀드 등이 부족한 자금을 충당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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