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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 장세홍의 승계 마법 '수증 후 지주사 전환' [격변기 중견 철강사]③부친 장상돈 회장, 전환 직전 지분 증여…'3%→30%' 극대화 효과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02 08: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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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상돈 회장은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의 여섯번째 아들이다. 2001년 계열분리를 통해 지금의 한국철강그룹을 일궜다. 장 회장 또한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계열분리와 함께 본격적인 경영 수업이 이뤄졌다. 계열 분리 후 6년이 지난 2007년 창업주는 결단을 내렸다. 아버지의 선택은 차남이었다. 적통 후계자가 차남 장세홍 사장으로 결정나자 곧 승계 액션플랜이 가동됐다.

경영권 지분 증여가 단행했고 곧바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됐다. 지분 증여와 지주사 전환이 시너지를 내면서 장세홍 오너십 강화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평가다. 실제 3%에 불과했던 장 사장 지분율은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후 30% 수준까지 치솟았다.

장 사장은 2000년 처음으로 장내에서 한국철강 지분 33만주(2.75%)를 사들였다. 이듬해 계열 분리를 앞두고 오너 일가 전체적으로 지배력 강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2004년까지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3.35%까지 늘렸다.

2007년은 한국철강그룹의 공식적인 대관식이 치뤄진 해나 다름없다. 먼저 그 해 장 사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국철강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아울러 경영 총괄 본부장 중책도 맡았다. 수장 자리를 꿰찬 장 사장은 이후 실질적인 그룹 장악력을 키워나갔다.

한국철강

대표 취임 당시까지만 해도 아버지 장상돈 회장(23.4%)과 지분율 격차가 20% 포인트에 달했다. 하지만 후계자를 낙점 지은 장 회장은 그 해 말 한국철강 경영권 지분 140만주(11.67%)를 장 사장에게 무상증여했다. 그 결과, 장 사장은 지분율이 15.01%로 급상승하면서 장 회장(11.73%)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물론 2008년 4월 상속세 납부를 위해 5% 넘는 지분을 물납하면서 다시 최대주주가 변동됐지만 시장에 장세홍 시대를 알리기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화룡점정은 '지주사 전환'이었다. 그룹 측은 2008년 9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한국철강을 지주회사 'KISCO홀딩스'와 사업회사 '한국철강'으로 분할했다. 8개월 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간 주식 맞교환 절차가 진행됐다. KISCO홀딩스가 한국철강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그 대가로 한국철강 주주들에게 지주사 신주를 주는 방식이었다.

일반적인 지주사 전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한국철강그룹 역시 장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주식 맞교환 청약을 주도했다. 일반 주주들은 주가 상승 매력도가 높은 사업 회사를 선호했다. 따라서 굳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 지분과 맞바꾸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반면 그룹 지배력 강화가 목적인 오너 일가는 지분 스왑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실제 주식 맞교환 청약에 참여한 한국철강 물량 중 91%가 장 사장 보유 지분이었다. 따라서 현물출자 대가로 지급되는 지주사 신주도 장 사장이 싹쓸이 했다. 장 사장은 한국철강(사업회사) 보유 주식 90만 2454주(9.8%)를 모두 넘겼고, 그 대가로 KISCO홀딩스(지주사) 신주 82만 7112주(19.9%)를 받았다. 기존 지주사 보유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지분율은 29.7%로 치솟았다. 장세홍 1인 체제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지분 증여 후 지주사 전환' 공식은 오너 2세의 지배력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승계 방식이라는 평가다. 적통 후계자 입장에서는 수증 받은 지분까지 밑천 삼아 지주사 지분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3% 대에 불과했던 장 사장 지분율이 10배 가까이 불어날 수 있었던 마법의 실체다.

추가적인 지배력 강화를 원한 장 사장은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지분을 끌어 모았다. 당장 2011년 3월 73억원을 투입해 지주사 지분 4.6%를 매입했다. 지분 매입으로 지주사 전환 후 처음으로 개인 지분율이 30%를 넘어섰다. 2년 뒤인 2013년 KISCO홀딩스 지분 1만 9550주를 또 취득하면서 현재 지분율 34.97%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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