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14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전자가 대유그룹에 편입된 지 두달여 지났다. 대유위니아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대우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가전사업 무대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북미, 동남아 가전 전시회에서 대유-대우가 보완적인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통합 브랜드를 알리는 중이다.규모 면에서 단숨에 가전업계 3위로 올라선 것도 고무적이다. 그룹 차원에서 B2C 사업 위상도 달라졌다. 대유그룹은 자동차 부품업 위주의 B2B에서 B2C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2014년 대유위니아(옛 위니아만도) 인수로 B2C 첫발을 내디뎠고 이번 대우전자 인수로 입지를 굳혔다.
그런데 대우전자 쪽에서 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대우전자는 그간 속앓이를 오래했다. 2013년 이전 입사한 '대우맨'들은 두번이나 회사 주인이 바뀌었다. '동부' 간판을 떼고 옛 사명 '대우전자'를 되찾았지만 탱크주의의 명성까지 되찾진 못했다. 대우전자의 자존감은 떨어진 지 오래다.
1990년대 대우전자는 탱크주의를 표방하며 삼성 LG와는 또다른 명성을 자랑했다. 국내 가전 수출의 40%를 담당할 정도였다. 대우그룹 해체 후 사업이 축소됐고 2013년 동부그룹에 매각 된 이후론 사세가 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동부와 함께 인수에 참여했던 재무적투자자들은 2016년 여지없이 회사를 매물로 내놨다. 장기간 매각리스크에 노출돼 신용도는 떨어졌고 높은 이자비용을 감내해야했다.
진정한 의미의 대우전자 통합을 위해 대유그룹은 상당기간 내부 조직 안정화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인수 당시 대유는 공식적 인력 구조조정이 없음을 못박았다. 그럼에도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일부 대우전자 직원들의 퇴사가 있었다.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대유그룹은 최근 가전사업 전략 간담회에서 당분간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의 합병 없이 각각의 과제 달성부터 이루겠다고 밝혔다. 대유위니아의 우선 과제가 글로벌 도약을 통한 이익 확대라면 대우전자는 흑자기반 마련이 1차적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대우전자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고민이 빠진 게 아쉽다. 그 기반 위에서 대우전자의 훌륭한 해외 네트워크가 더 빛을 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대유그룹은 얼마전부터 대우-대유 직원 '화합의장' 워크샵을 운영하며 조직 내부 신뢰의 기반을 마련 중이다. 이같은 노력에 더해 대우전자의 대유그룹 편입이 대유위니아뿐 아니라 대우전자에도 도약의 묘수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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