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대주주 하림' 기회이자 리스크 [해운사 재무건전성 점검]⑭벌크선 '안정성·수익성', 재무구조 개선…재무부담 전이 가능성 부담
고설봉 기자공개 2018-05-16 13:17:00
[편집자주]
정부가 해운업 재건을 위해 전방위 지원을 펼친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신용보강을 해주는 등 해운사들의 숨통을 터주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자체 평가 기준 신용등급 'BB' 이상 해운사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평가를 받게 될 해운사의 경영 및 재무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4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오션은 주력인 벌크선부문에서 전용선과 부정기선 사업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안정성과 수익성 극대화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꾸준히 유입되는 현금을 기반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누적된 결손금을 줄여나가는 등 재무구조도 안정화 하고 있다.그러나 최대주주인 하림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팬오션의 펀더멘털이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와 개발사업 등을 위해 현재까지 약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재무부담이 커진 상태다.
팬오션은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로부터 지난 4월 A-(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 받았다. 2015년법정관리 졸업 이후 지난해 처음 한신평으로부터 등급을 부여 받은 뒤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신평은 평가 리포트에서 다각화된 화주와의 장기계약에 기반한 양호한 사업안정성과 장기운송계약의 우수한 영업수익성, 스팟영업의 수익 가변성, 회생 종결 이후 재무안정성 개선 및 우발채무 불확실성 해소 등을 등급 유지 조건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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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은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된 뒤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지배구조가 안정화 되고, 대주주 지원이 뒷받침 되면서다. 이후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벌크선부문에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다만 팬오션은 다른 국적 벌크선사들과 조금 다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전용선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전체 벌크선 매출 중 40% 수준이다. 나머지는 부정기선 사업이다. 단기 항차 중심의 스팟영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
전용선 사업은 건화물선운임지수(BDI) 및 업황과 상관 없이 꾸준히 수익을 낸다. 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스팟영업 중심의 부정기선 사업은 시황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적이지 않지만 영업력에 따라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팬오션은 전용선과 부정기선 사업을 적절히 조화시켜 실적 안정화와 수익성 극대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팬오션은 매출 2조3362억원, 영업이익 1950억원, 순이익 141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2016년 대비 매출 24.66%, 영업이기1 6.14%, 순이익 45.52% 각각 상승했다.
현금창출력도 좋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에비타(EBITDA)는 3617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 7.58% 현금창출력이 늘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지속적으로 호조세다. 지난해 2616억원을 기록, 2016년 대비 4.2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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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무구조도 안정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61.61%를 기록했다. 2016년보다 7.17% 포인트 수치를 줄였다. 부채총액 감소와 결손금 축소 등 자구 노력의 결과다.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 1조4846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약 82%인 1조2221억원은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다. 2016년 1조5203억원 대비 19.61% 줄었다. 선박 도입에 따른 장기차입금 등이 꾸준히 줄었다. 다만 운영자금 명목의 단기차입금은 일부 늘었다.
실적과 재무여력 등 펀더멘털 강화에도 불구하고 팬오션에게도 리스크는 있다. 하림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팬오션으로의 전이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새롭게 진출한 곡물사업에서 생각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를 위해 1조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파이시티 부지) 개발사업 추진으로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대규모 자금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된 상태다. 향후 복합물류센터 개발 계획에 따른 추가 자금 소요 가능성이 내재해 있는 만큼 부담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신규 진출한 곡물사업부문도 리스크로 지목된다. 곡물사업부문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13%인 302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 매출은 28.80% 늘었지만 순손실은 78.57% 늘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된 뒤 신성장 동력 발굴 차원으로 곡물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복합물류센터 투자에 따른 하림그룹의 재무부담 등이 팬오션에 직·간접적으로 전이될 가능성 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곡물부문은 매출이 늘었는데 수익성이 여전히 안 좋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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