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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테라세미콘, 전방산업 침체 '일감기근' 허덕 [기로에 선 코스닥 반도체 기업]①5개 분기 연속 매출·영업익 감소, 수주잔고 47.3% 뚝

신상윤 기자공개 2018-08-06 08:05:52

[편집자주]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강하게 밀어부치면서 국내 관련 중견·중소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장 반도체 전후공정 기업을 중심으로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중국 사업 기회 확대와 기술 유출 불안이 공존한다. 반도체 제조 공정별 주요 코스닥 상장사 경영 현황을 분석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대응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3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원익테라세미콘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공정에 투입되는 열처리 장비 제조업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전방 산업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5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31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54.5%, 영업이익은 51.9%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0.7% 감소한 8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은 지난해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611억원과 63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방 산업 투자가 줄면서 작년 1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다. 매출 인식 기준이 기존의 '수주'에서 '장비 인도' 시점으로 변경된 영향도 있지만 열처리 장비 수주 계약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기준 원익테라세미콘의 제품 수주 계약잔액은 총 696억원이다. 전년 동기 1321억원과 비교하면 47.3% 줄었다. 같은 기간 제품 수주 신규계약도 1273억원에서 454억원으로 64.3%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크게 줄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원익테라세미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억원이다. 전년 동기 135억원 대비 89.6% 감소했다.

원익테라세미콘 최근 5분기 경영실적

원익테라세미콘의 전신 테라세미콘은 2002년 반도체용 300㎜ 웨이퍼 초고온 장비를 개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300㎜ 고온용 열처리 장비를 시장에 납품하면서 반도체 장비 시장의 국산화를 이끌었다. 2006년에는 4G 아몰레드용 결정화 시험 생산장비를 수출하고, 세계 최초 2장의 웨이퍼를 동시에 열처리하는 에피공정 장비를 개발하는 등 업계 주목을 받았다. 정부의 국책 연구과제 등을 맡으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삼성전자를 주력 매출처로 확보하며 다시 한번 도약하게 된다.

아울러 2007년부터 디스플레이와 미세공정용 장비, 부품 제조와 판매사업으로 진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며 매출 대부분을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과 연계해 일으키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 531억원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각각 228억원(43.0%)과 303억원(57.0%)이다.

2014년 원익IPS 품에 안긴 테라세미콘은 올 3월 사명을 원익테라세미콘으로 변경했다. 당초 원익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을 합병하려 했으나 테라세미콘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원익IPS는 원익홀딩스(지주회사)와 원익IPS(사업회사)로 인적분할됐다. 이에 따라 원익홀딩스가 테라세미콘의 지배회사로 올라섰다. 원익홀딩스는 지난 5월 16일 기준 원익테라세미콘의 지분 30.19%를 확보하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시키며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의 합병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원익테라세미콘 관계자는 "전방 산업의 투자가 부진한 영향을 받았을 뿐 특별한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주 규모가 줄긴 했지만 매출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익IPS와의 합병 재추진과 관련해서 "결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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