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확고한 오너체제…윤재승 회장 '방향타' 역할 [이사회 분석]윤재춘·전승호 사장 전문경영인 체제로 균형 맞춰…동종업계 CEO 사내이사 영입 눈길
강인효 기자공개 2018-08-27 08:07:1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제약업계는 오너 경영 체제가 일반적이다. 대웅제약도 오너 경영 체제를 갖춘 대표적인 기업이다. 윤재승 회장이 의사결정의 키를 쥐고 있다.하지만 대웅 제약은 최근 이사회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오너인 윤재승 회장이 이사회 의장만 맡고 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 맡기기로 했다. 사외이사로 동종업계의 CEO를 영입해 투명성 제고와 시너지 제고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그룹은 지난 200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제약업계에선 녹십자(2001년 전환)에 이은 두 번째였다. 당시 대웅제약의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新) 대웅제약을 만들고, 존속법인인 투자부문은 대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웅이 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이후 16년이 지난 올해 대웅제약그룹은 경영 전반에 굵직한 변화를 줬다.
대웅제약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윤재춘(59) 사장과 전승호(43) 사장을 선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오너 2세인 윤재승(56) 회장이 2012년 대웅제약 경영에 복귀하며 구축된 오너경영인(윤재승)-전문경영인(이종욱) 공동 대표체제를 6년 만에 2인 전문경영인 공동 대표체제로 바꾸었다.
2006년부터 12년간 대웅제약 대표이사를 맡아온 이종욱(69) 부회장은 2선으로 물러나 고문직을 수행하면서 후임 경영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재승 회장은 2019년 3월까지 대표이사 임기가 남았었지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 역할만 맡기로 했다.
대웅제약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윤재승 회장과 윤재춘, 전승호 공동 대표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고, 김홍철 브릿지바이오 감사와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대웅제약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 규모 2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이사회 내 위원회의 설치 의무가 없어 별도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지 않다.
올해로 33년째 대웅제약에서 재직하고 있는 윤재춘 대표는 그룹 지주사인 대웅 대표와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며 그룹 사업을 총괄 관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전승호 대표를 지원한다. 전승호 대표는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다. 전 대표는 대웅제약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마케팅TF팀장 등을 거치면서 20여간 글로벌 사업을 담당해온 전문가다.
윤재승 회장은 이들 두 신임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윤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대웅제약이 나아갈 방향과 주요 투자 관련 의사결정, 인재 육성과 평가 등을 지원하면서 기업 운영의 큰 방향을 잡고 경영진을 감독하고 있다. 경영에선 손을 뗐지만 이사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여전히 오너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대웅제약 이사회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사외이사로 영입된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 양윤선 대표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경영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사회에 동종업계 대표이사를 앉히는 건 보기드문 일이다. 세간의 짐작과 달리 윤 회장과 양 대표 사이에는 이전에 일면식도 없었다. 그만큼 대웅제약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대웅제약은 임기가 만료된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인 심창구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올해 주총에서 김홍철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앞서 김홍철 사외이사(전 기업리서치 이사)는 2015년 대웅제약이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이듬해인 2016년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다.
그룹 지주사인 대웅은 윤재승 회장과 운재춘 사장의 공동 경영체제다. 대웅제약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오너경영인 체제로 볼 수 있다. 대웅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공동 대표인 윤재승 회장과 윤재춘 사장을 비롯해 이창재 마케팅본부장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 3인은 의료, 재무, 법률 등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오영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의료 부문에 대한 자문을 맡고 있다. 김종국 사외이사는 좋은세무회계사무소 대표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조세전문 파트너(전무)를 역임했다. 법률 전문가인 이건행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다. 이오영 사외이사와 김종국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됐다. 지난 2016년 선임된 이건행 사외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대웅제약그룹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앞으로의 비즈니스 방향 설정이나 전략 수립에 도움을 받고자 동종업계 전문가를 영입하며 사외이사 구성 측면에서도 오픈 콜라보레이션(개방형 협업)을 추구하고 있다"며 "김홍철 사외이사는 대웅제약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양윤선 사외이사는 대웅제약 바이오센터에서 연구 중인 줄기세포에 대해 많은 자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사인 대웅의 경우 그룹 전체에 대한 운영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했다"며 "윤재승 회장은 (대웅) 대표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이사회 의장으로서 그룹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5년 대웅제약이 인수하며 공동 경영체제를 꾸린 한올바이오파마도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한올바이오파마 사내이사 4명 중 윤재춘 공동 대표와 이봉용 이사(대웅제약 연구본부장 출신) 등 2명이 대웅제약 인사다. 인수 직전인 2015년 3월말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 중 박승국 공동 대표와 김성욱 부회장만 현 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다. 박 공동 대표는 대웅제약 출신(바이오연구소장)으로 볼 수 있지만, 인수 당시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로 이미 재직 중이어서 대웅제약 인사로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사외이사 3명도 인수 전후 모두 바뀐 상태다. 인수전 이세용, 사철기, 김홍철씨에서 현재 조성종(대웅제약 출신), 김진형(대웅제약 출신), 김성섭씨로 변경됐다. 한올바이오파마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이 대웅제약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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