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딜러사에 A/S 위탁 '수준도 제각각' [수입차 법인 분석]②서비스센터 54곳, '직영 정비소' 없이 운영…기술·서비스 차이 불가피
고설봉 기자공개 2018-11-26 10:23:00
[편집자주]
'수입차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차의 가격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정비망도 잘 갖춰지지 않아 차량 결함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도 끊이질 않는다.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어떤 영업사원을 통해 사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혼란은 촘촘하지 않은 수입차의 판매망과 정비망에서 비롯된다. 더벨이 수입차 국내 법인 및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집중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2일 16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의 수익 증대를 위한 과당경쟁의 피해는 돌고 돌아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프로모션을 통해 벤츠 차량을 조금 더 싸게 샀더라도 사후에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정비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지출해야 한다.이는 벤츠코리아의 애프터서비스(A/S)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국내에 벤츠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는 단 한 곳도 없다. 벤츠코리아는 직영 서비스센터를 두지 않고, 딜러사에 위탁해 운영한다.
벤츠의 국내 서비스센터는 총 54개다. 이들은 모두 11개 딜러사가 자체 구축한 인프라다. 통상 딜러사들은 자동차 전시장 인근에 서비스센터를 마련해 운영한다. 그러나 모든 전시장에 서비스센터를 두는 것은 아니다. 전국 벤츠 전시장이 총 69개인 것에 비춰보면 서비스센터 구축률은 78.3%에 그친다.
한성자동차가 가장 많은 21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뒤를 이어 더클래스효성이 8개의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KCC오토 5개, 모터원 4개, 중앙모더트 4개 등 딜러사 규모에 따라 서비스센터의 규모도 결정된다. 각 딜러사별 서비스센터 운영은 딜러사의 연간 완성차 판매량과 비례한다.
서비스센터의 정비 능력도 제각각이다. 1급, 2급, 3급 정비소로 나뉘어 있다. 1급정비소는 엔진, 미션, 차제, 전장 등 모든 수준의 정비가 가능하다. 2급정비소는 브레이크 등 차체 구조의 일부분 만을 정비할 수 있다. 3급정비소는 단순 오일교환 등의 경정비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각 딜러사마다 1급정비소를 두고 있지는 않다. 건물과 기계장치, 특수공구 등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만큼 한성자동차와 더클래스효성 등 규모가 큰 딜러사들이 주로 1급정비소를 운영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정비소에 배치된 정비사들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벤츠코리아 차원에서 독일로 연수를 다녀온 정비사들이 있는 반면 자격을 취득한 뒤 곧바로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정비사도 있다. 대부분은 국내에 배포된 정비지침서를 토대로 자체적으로 기술을 습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츠코리아가 홍보하는 고품격 A/S는 일률적으로 모든 고객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정비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사는 지역에 벤츠 1급정비소가 있어야 하고, 고객은 그 서비스센터를 구축한 딜러사에서 차량을 샀어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차량에 문제가 나는 순간 고객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
일례로 벤츠 정비소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한성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고객이 A/S를 메뉴얼 대로 모두 받으려면 한성자동차에서 벤츠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 한성자동차는 자사가 판매한 벤츠 차량에 별도의 스티커를 붙여 출고한다. 다른 딜러사들도 자사 구매차량과 타 딜러사 구매 차량 간 정비 서비스에 차이를 둔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벤츠 서비스센터는 통상 시중 정비소보다 평균 최소 1.7배, 최대 3배 정도 비용이 비싸다. 단순 오일류 교환도 시중보다 2배 가까이 비용이 든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러한 가격 차이 때문에 일반 정비소를 찾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엔진 관련 무상 A/S 기간이 남았다 하더라도 외부 정비소에서 엔진오일 등 단순 정비를 한 흔적이 있다면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벤츠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거부당할 수도 있다. 또는 무상 A/S가 가능한 결함 및 고장이라도 유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처럼 정비 비용이 비싼 이유는 독일 본사에서의 부품 수급의 문제 등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벤츠코리아 차원에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않고, 각 딜러사에 위탁했기 때문이다. 각 딜러사들은 차량을 팔 때부터 프로모션 등으로 수익을 일부 포기한 만큼 사후에 서비스센터 운영을 통해 수익을 보전한다.
벤츠 A딜러사 영업사원은 "각 딜러사 마다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기술수준과 서비스가 천차만별"이라며 "자기 고객(해당 서비스센터가 속한 딜러사 구매)에게 더 좋고,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 단순 정비를 받더라도, 그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면 서비스센터에서는 그 사실을 핑계로 정비를 거부하거나 유상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차량의 구매고객은 전국의 모든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서비스센터 네트워크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항상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실제로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2018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에서 수입 자동차 애프터세일즈 서비스 부문 3년 연속 1위, 컨슈머인사이트 2018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국산차 및 수입차 전체 애프터세일즈 서비스 소비자 만족도 부문 1위 등의 수상으로 애프터세일즈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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