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이어 KB도 여성 리더…유리천장 깨질까 증권사 여성 임원 대부분 이사·상무…WM에 국한된 업무영역도 한계
최은진 기자공개 2018-12-24 14:47:33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0일 15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에 이어 증권사에서도 첫 여성 리더가 발탁됐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금융투자업계의 유리천장이 깨지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다. 물론 제2, 제3의 박정림이 나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될 정도의 직급에 올라있는 여성 인력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금융업계에 첫 여성 CEO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13년, IBK기업은행이 권선주 부행장을 행장으로 추대하면서다. 당시 박근혜 정권 초기 시절로, 사회적으로 여성 리더에 대한 필요성이 급부상하던 때다. 이러한 분위기를 등에 업고 정부를 최대주주로 둔 기업은행이 가장 먼저 발벗고 나섰다. 정권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권 전 행장은 순이익을 1조원대로 끌어올리며 무난히 임기를 마쳤다.
그리고 5년 뒤 금융투자업계에도 첫 여성 CEO가 탄생했다. KB금융지주가 계열사인 KB증권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박정림 KB국민은행 부행장겸 KB증권 부사장을 내정하면서다. 그는 은행-증권의 WM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며 KB의 WM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이 수년간 쌓은 WM 시장 내 경쟁력을 빠르게 따라잡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더욱이 WM 뿐 아니라 트레이딩,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하며 역량을 쌓아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이에 통합 KB증권 출범 후 2년내내 차기 CEO로 하마평에 올랐다.
업계는 박 부사장이 정부입김이나 코드인사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역량과 실적으로 리더 자리를 꿰찼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유리천장이 상당히 높은 보수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금융투자업계서도 역량과 실적만 뒷받침 되면 여성 인력도 CEO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박 부사장을 시작으로 또 다른 여성 리더가 탄생할지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서는 박 부사장 이후 새로운 여성 리더가 출연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 임원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그나마도 대부분 이사나 상무 직급에 포진해 있다. CEO로 성장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여성 임원들이 WM 분야에 몰려있다는 점도 한계다. CEO 자리에 오르려면 다양한 업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보수적 관행 탓에 여성 인력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자기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부서장 지위를 가진 임원 98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단 4명에 불과하다. 직급도 이사와 상무보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의 임원 직급 체계가 '이사-상무보-상무-전무-부사장-사장' 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5년 내 여성 CEO가 탄생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와 순이익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에는 38명의 부서장급 임원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NH투자증권도 44명 부서장급 임원 모두가 남성이었다. 그나마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WM지원본부장에 유현숙 상무를 선임, 한명의 부서장급 여성 임원을 확보했다. 삼성증권은 27명의 부서장급 임원 중 두명이 여성 인력이 있다. WM 업계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재경 전무와 박경희 상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정림 부사장이 CEO로 내정되면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증권사들의 유리천장이 깨질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여성 인력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 한 또 다른 여성 리더가 탄생하긴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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