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 예외 없는 장자승계 '마침표' [이해욱 시대 연 대림그룹]3남2녀 중 장남, 일찌감치 후계자 낙점…25년 장기 승계 프로젝트 '마지막 퍼즐'
김경태 기자공개 2019-01-15 14:34:4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4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그룹은 확고한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라 창업주 고 이재준 회장에 이어 장남 이준용 명예회장이 대림그룹을 이끌었고, 오너 3세 중에서는 장남인 이해욱 회장이 일찍부터 후계자로 키워졌다.이미 이 회장으로의 지분 승계가 끝났다는 점과 대림그룹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승진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던 셈이다. 이 회장의 승진으로 대림그룹은 약 25년간 진행한 3세 승계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림그룹은 14일 이해욱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995년 대림그룹의 대림엔지니어링에 대리로 입사했다. 그 후 약 24년 만의 회장 등극이다.
그간 회장이 아니었을 뿐 이 회장은 오너 2세 이 명예회장의 자제들 중 일찌감치 후계자 지위를 굳히면서 대림그룹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졌다. 이번 이 회장의 승진은 시점이 문제였을 뿐 기정사실이었던 부분이었다. 다만 이번 승진으로 이 회장이 승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면서 대림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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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을 창업한 고 이 회장은 장남이 아니었다. 그는 부친 이규응 옹과 모친 양남옥 여사의 5남 4녀 가운데 차남(넷째)으로 태어났다. 자신은 장남이 아니었지만, 후계에 대권을 넘겨줄 때는 장자 우선의 원칙을 세웠다. 고 이 회장은 이경숙 여사와의 사이에서 이 명예회장을, 이경숙 여사가 세상을 떠난 후 재혼한 박영복 여사와의 사이에는 이부용 전 대림산업 회장을 뒀다. 후계자로는 장남 이 명예회장을 낙점했다.
이 명예회장의 후계 수업은 '착실함' 그 자체였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덴버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영남대와 숭실대 등에서 강사를 할 정도로 학구적인 면모가 있었다. 1966년부터 대림산업에 출근한 후 1979년 대림산업 사장에 올랐다. 1988년에는 대림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대권을 장악했다. 5년 뒤에는 회장으로 승진했고, 2001년에는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오너 3세인 이 회장으로의 승계 준비는 장기간에 걸쳐 매우 치밀하게 이뤄졌다. 약 25년 전인 1994년에 현재 지주사 역할을 하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만들어지면서 이 회장으로의 승계가 시작됐다. 그 후 이 회장 개인 회사 대림아이앤에스(I&S)와 대림에이치앤엘(H&L)이 잇달아 설립했다. 세 회사가 합병하면서 이 회장은 2015년에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율을 52.3%까지 끌어올렸고 경영권 장악을 사실상 마쳤다.
3세로의 승계 과정은 분명 치밀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변수도 많았다. 이 회장의 개인회사들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합병비율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또 2016년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17년에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등 서슬 퍼런 사정당국으로부터 집중 조사를 받았다. 결국 대림그룹은 작년 초 전면적인 경영 쇄신책과 이 회장의 2선 후퇴를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이미 대림그룹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52.3%를 보유한 확고한 최대주주인 만큼, 경영권의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 명예회장의 차남 이해승 씨가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0.5%에 불과하고, 그룹 경영과도 관련이 없다. 삼남 이해창 전 대림산업 부사장도 그룹을 떠나 개인회사 켐텍의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 외 이 회장의 누나인 이진숙 씨와 여동생 이윤영 씨도 그룹과 관련이 없다.
대림그룹이 작년 초 발표한 경영 쇄신책을 빠른 속도로 이행하면서 이 회장의 승진 및 복귀 여건이 무르익게 됐다. 대림그룹은 작년에 순환출자 해소, 내부거래 기준 강화, 오너 개인회사 지분 정리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승진이 이뤄져도 부담이 적은 적기라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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