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23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1월 초 샌프란시스코에선 세계 최대규모의 제약바이오 'JP모건 헬스케어' 행사가 열린다. 올해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참여 행렬이 이어졌다. 빅파마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자 치열하게 자체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홍보하며 수출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LG화학의 기업설명회는 사뭇 다른 특징을 띄었다고 한다. 향후 사업 전략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공표한 후, 파이프라인 개별 기술력보다는 오래 축적된 R&D 역량, 글로벌 상업화 경험 등 브랜드 알리기에 중심을 뒀다는 후문이다.이는 최근 LG 생명과학사업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LG생명과학이 LG화학에 합병된 지 2년이 흘렀다. LG화학 내 하나의 본부로 편입되면서 사실 그동안 덩치 큰 소재나 전지 사업에 가려져 시장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돼왔다. 생명과학사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밖에 안된다. 그 틈에서도 바이오사업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LG생명과학 시절에는 어려웠을 자금 마련이 뒷받침되면서 연구개발 투자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급기야 내년까지 임상 단계에 진입한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8개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잡혔다. 목표에 비춰보면 아직 갈길은 멀다. 바이오시밀러나 백신 등을 제외하고 셈하면 임상 진행 신약 과제는 두개다. 때문에 공격적으로 해외바이오텍으로부터 가져올 기술을 물색 중이다. 전임상에 있는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모두 들어간다해도 4개를 더 확보해야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그런 점에서 LG 생명과학본부가 나아갈 길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이란 외부 업체들과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바이오 기술을 유치하겠다는 의미로 바이오업계에서 최근 2~3년 사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해왔다. 하지만 이런 쪽으로는 보수적 자세를 취해왔던 LG로선 꽤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LG 생명과학사업본부는 37년의 제약 R&D 경력을 기반으로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 굵직한 인력을 배출해왔다. 최근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린 국내 바이오 벤처에는 LG 연구소 출신들이 두루 포진해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대표를 비롯해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김규돈 제넥신 사장 등이 모두 LG 출신이다. 최근 유한양행이 1조4000억원에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 개발자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도 그 중 하나다.
이같은 저력을 생각할 때 LG 바이오사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는 무게감이 적지 않다. 올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R&D에 매출액의 25% 이상을 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에는 1조원을 들여 미국 바이오텍 큐바이오로부터 신약 기술을 유치했다. 외부와 적극적으로 손잡고 새롭게 도약할 LG 생명과학본부의 바이오사업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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