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실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이 침체되어 있어서 국내보다는 해외 쪽으로 시선을 돌릴 계획이다. 단순히 해외펀드를 내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방점이 찍힌다고 보면 된다."최근 한국운용의 취재원으로부터 올해 운용사의 목표에 대해 물어봤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제1순위로 꼽았다. 실제 한국운용은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글로벌 운용총괄이라는 편제를 신설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 개척은 바로 펀드의 수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한국운용은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 공모형 펀드를 일본에서 판매했다. 한국운용의 대표펀드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과 동일한 전략으로 운용되는 상품으로 지난해에만 수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한국운용이 가진 일본 네트워크를 잘 활용했을 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베트남 시장 발굴에 공을 들인 결과였다.
사실 한국운용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 강자로 손에 꼽히는 하우스였다. 당시 한국운용에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2(주식)',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 '한국투자한국의힘증권투자신탁1(주식)' 등 조 단위의 펀드가 즐비했다. 그 덕에 2011년엔 국내 액티브펀드 설정액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이후 규모는 줄었지만 2014년과 2015년에 국내 공모펀드 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치고 액티브주식형 펀드 설정액 1위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규모만 컸을 뿐 여러 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액티브 주식형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2017년엔 27%까지 평균수익률을 끌어올렸으나 설정액은 2조원대로 떨어졌다.
잘나가던 액티브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좌절을 맛본 한국운용이 수익원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펀드 수출 뿐 아니라 아직 국내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소개해 상품라인업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일단 한국운용의 선택은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 조홍래 대표 취임 이후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시장이 없으면 개척해야 한다'는 조 대표의 선구안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한국운용이 과거 '주식형 펀드 명가의 몰락'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면 '펀드 수출 명가'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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