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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엇갈린 금융 계열사 연결방식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점검]③'37%' 현대카드 종속기업, '50%' 현대커머셜 관계기업 분류

임경섭 기자공개 2019-02-27 13:32:00

[편집자주]

국제회계기준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 원칙 중심의 회계다. 경영자의 재량권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지분율과 함께 고려되는 '사실상 지배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기업들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논란의 핫이슈가 된 이래 기업들의 지배력 판단이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연결종속회사와 관계회사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그 변화를 더벨이 확인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2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금융 계열사로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을 두고 있다. 현대카드는 종속기업으로, 현대커머셜은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분 36.96%의 현대카드는 종속회사로 분류하면서 지분 50%를 보유한 현대커머셜은 종속회사로 편입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관계회사와 종속회사를 구분한다. 지분율이 50%를 초과해야 독자적으로 회사의 정책을 좌우할 만큼의 지배력을 갖췄다고 보고 종속회사로 분류한다. 종속회사로 분류하면 모회사는 종속회사의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상 지배력'을 판단해 지분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종속회사로 연결할 수 있다. 주주총회에서 과반 이상의 의결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종속회사로 편입한다. 이에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과거 주주총회 양상 등을 분석해 분류 방식을 결정한다.

현대카드, 커머셜 주주현황

현대차는 지분 36.96%를 보유한 현대카드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 현대차는 현대카드 지분 36.96%를 보유했다. 이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커머셜(25.24%)과 기아자동차(11.48%)가 2·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율을 합산하면 73.68%에 달한다.

현대차가 현대카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근거는 '실질적 지배력'이다. 현대차는 '다른 투자자와의 약정에 따라 또는 구조화기업과의 관계에 따라 연결실체가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지분을 만회하고 사실상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는 계열사인 기아차·현대커머셜과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기아차·현대커머셜과 공동 약정을 통해 한데 뭉친다면 70%를 웃도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현대카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연결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또다른 금융 계열사인 현대커머셜은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분 36.96%를 보유한 현대카드는 종속회사로 분류하고 50%를 보유한 현대커머셜은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현대커머셜의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에 이어 정명이 현대카드 부문장이 지분 33.33%를 보유하고 있다. 3대주주이자 정 부문장의 남편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지분율은 16.67%이다. 정 부문장 부부의 지분율은 50%로 현대차의 지분율과 같다.

현대커머셜이 처음부터 현대차의 관계기업이었던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2010년 말까지 현대커머셜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계기준이 변경된 2011년 1월1일부터 현대커머셜을 관계기업으로 변경했다. 종속기업으로 분류하던 2010년과 2011년 사이에 현대커머셜의 주주 구성 및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었다. 현대차가 50%, 정 부문장 부부가 50%를 각각 보유해 현재와 같았다.

현대차가 지분율에 변동이 없었음에도 현대커머셜을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분류를 달리한 이유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현대카드에 적용했던 '실질적 지배력'을 적용하는 데 큰 변수가 없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정명이 현대카드 부문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녀다. 현대커머셜도 현대카드와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에 포함된 계열사다. 현대차는 "IFRS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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