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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IPO 재도전…'NRDO' 첫 사례될까 [제약바이오 옥석가리기]BD 중심 인력 구조…가능성 큰 후보물질 선별 안목·네트워크 역량이 핵심

서은내 기자공개 2019-03-04 08:16:52

[편집자주]

제2의 바이오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 마지막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은 국내 IPO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더벨이 '옥석'을 가려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8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릿지바이오가 기술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 재도전한다. 바이오업계에서 'NRDO' 기업의 첫 IPO 사례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는 자체적인 신약 후보 물질의 초기 발굴 및 연구 단계 없이 외부에서 신약 기술에 대한 권리를 이전받아 임상 개발에 집중하는 모델이다. 임상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다시 기술을 라이선스아웃해 이익을 거두는 사업구조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기술성평가에서 한 등급 차이로 탈락한 만큼 이번에는 더욱 심기일전해 심사를 통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첫 기술성평가 심사 당시와 비교할 때 현재는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면에서 상당 부분 진전했다는 평가다.

R&D를 중심으로 하는 바이오벤처들은 초기 후보 물질 발굴단계부터 개발자로서의 권리를 회사가 보유한 상태로 신약 과제를 점차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학, 또는 기업체에서 연구자가 직접 발굴한 후보물질을 가지고 나와 창업한 후 연구를 이어가는 식이다. NRDO는 초기 연구단계에서는 회사와 관련이 없던 물질을 시장성이나 기술성을 검토한 뒤 기술이전해오는, 개발 전문화 업체다. 연구단계의 불확실성이나 실패율을 줄이고 자본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이정규 (3)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2015년 회사를 창업하면서 NRDO 모델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브릿지바이오가 기술성평가를 무사히 통과하고 목표대로 연내 코스닥에 입성한다면 국내에서 NRDO의 첫 상장 사례가 된다.

이정규 대표는 신약 라이선스인 및 라이선스아웃에 있어서 탁월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만 아직 설립 4년이 채 되지 않은 초기 벤처라는 점, 새로운 비즈니스로서 성공에 대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약점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출신으로 LG화학에서 연구기획 및 초기 신약 관련 사업개발 중간관리자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LG 출신 조중명 대표와 함께 크리스탈지노믹스를 공동창업했으며 크리스탈지노믹스 부사장으로 있을 당시 해외투자유치, 사업개발을 주도했다. 브릿지바이오를 창업한 건 2015년 9월이다.

이 대표 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대부분이 초기물질 발굴이나 라이선스아웃 등 사업개발(BD) 부문에 특화돼 있다. 신약 연구경력뿐 아니라 사업개발 부문에서의 경력을 갖춘 이들로 이뤄졌다. 전체 인력이 총 17명으로 최근 2명이 추가 영입됐으며 국내에서 13명, 미국에서 4명이 근무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미국 텍사스에 100% 자회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Bridge Biotherapeutics Inc)를 두고 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강상욱 연구개발 부사장도 연구분야 뿐 아니라 부광약품, 유유제약에서 신규사업개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광희 연구부사장은 사노피에서 항암분야 프로젝트리더로서 다양한 신약개발을 이끌었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미국 FDA와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개발 전문가 영입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릿지바이오가 개발중인 궤양성대장염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BBT-401의 경우 2015년 10월 말 화학연구원에서 전임상 이전 상태로 기술을 도입한 후 지난해 2월 임상 1상 진입 가능통지를 받았다. 8개월만인 지난해 10월 글로벌 임상 1상까지 마무리했다. 현재 2상에 진입해 환자 대상 본격적인 투약을 앞두고 있다. 베스트인클래스(계열 내 최고) 치료제로 2016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특발성폐섬유증 후보물질 BBT-877도 전임상을 마무리했으며 글로벌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다.

한 차례 기술이전을 통해 개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다. 지난해 말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BBT-401)에 대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권리를 대웅제약에 이전한 것이 그 사례다. 최근 차세대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추가 도입해 올해 임상 IND 신청을 목표로 개발을 개시하는 등 몇몇 파이프라인도 추가 확장됐다.

◇전방위 오픈이노베이션 추세에 NRDO 기회 증가…로이반트 트리거 등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이전 업체도 NRDO

브릿지바이오의 NRDO 모델과 함께 비견되는 곳으로 2016년 상장한 큐리언트의 사업모델도 있다. 큐리언트도 초기 '네트워크 R&D'란 패러다임을 소개하며 자체연구에 외부 연구결과 소싱을 합친 형태의 신 모델을 도입해 관심이 컸다. 하지만 유의미한 기술이전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어 주가 흐름이 좋지 못하다.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가운데 란드바이오사이언스가 브릿지바이오와 같은 NRDO 업체로 나선 곳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NRDO는 수많은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들 중에서 될만한 프로젝트를 골라내 선택적으로 개발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업계 내에 오픈이노베이션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NRDO에 대한 수요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창업한 지 얼마안돼 시리즈 A, B로 각각 2016년 7월 145억원, 2017년 9월 138억원을 유치해왔다. 유한양행도 브릿지바이오의 투자자다. 지난해 5월 전략적 투자 형태로 20억원을 보탰다.

2016년에는 KB우수기술기업투자조합 등 8개기관과 퀄컴-컴퍼니케이 모바일생태계 상생펀드 등 2개 기관이 투자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KB증권, 에스브이 과학기술신성장펀드 등 4개기관, UTC인베스트먼트 등 2개기관이 투자했다. 현재 프리IPO 성격의 시리즈C 투자 유치가 진행 중이다.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기술이전으로 대웅제약으로부터 받은 선취 수수료(업프론트)를 비롯해 현재 임상개발 파이프라인을 끌고 갈 자금은 어느정도 확보된 상황으로 해석된다.

초기 투자자들은 브릿지바이오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은 이정규 대표를 비롯해 강상욱 부사장, 이광희 부사장, 박택상 브릿지바이오 재무총괄(CFO), 구중회 LB인베스트 전무, 이종훈 SV인베스트먼트 선임심사역, 천지웅 KTB네트워크 팀장,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부회장, 크리스토퍼 김 노바티오벤처스 매니징디렉터가 올라있다.
브릿지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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