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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비대면채널 임원 'e커머스 전문가' 발탁 '非증권맨' 하우성 전 SK플래닛 11번가 마케팅본부장 영입, "온라인·모바일 신모델 구축"

이효범 기자공개 2019-03-11 08:01:34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비대면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부조직의 수장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해 주목된다. 특히 증권업 혹은 금융업 경력이 전무한 인사를 발탁해 상무로 선임해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오랜기간 이커머스(e-Commerce)업계에 몸담아온 전문가를 영입한 만큼 KB증권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비대면채널을 강화해 나기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하우성 전 SK플래닛 '11번가' 마케팅본부장을 마블랜드트라이브(M-able Land Tribe) 조직을 이끌 수장(상무)으로 발탁했다. 마블랜드트라이브는 지난해 초 KB증권 내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설립됐다. 온라인과 모바일 등 비대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주요 업무다. 특히 비대면 고객들의 트렌드에 빠르게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조직 내에서 기획부터 전산까지 모두 결정해 추진할 수 있는 에자일조직(Agile)이다.

당초 이 조직은 김재봉 KB증권 전무가 맡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디지털혁신본부장으로 이동했다. 또 대표이사 직속 조직이었던 마블랜드트라이브는 조직개편과 함께 이형일 전무가 진두지휘하는 WM총괄본부 산하에 배치됐다. 그 뒤로 이 전무가 WM총괄본부장과 함게 마블랜드트라이브장을 겸임해왔다.

마블랜드트라이브장으로 신규 선임된 하 상무는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의 제휴본부장을 거쳐, SK플래닛 11번가 마케팅본부장을 역임했다. 앞서 네이버, 옥션 등에서도 근무한 경력도 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e-Commerce) 기업에서만 20여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셈이다.

특히 11번가에 재직할 당시에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 상무는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인터넷 휴대폰 판매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 TF는 인터넷상에서 휴대폰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목적이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판매 구조였다. 기존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인터넷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했다.

당시 인터넷에서 휴대폰 한대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총 14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공급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한 것도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한 원인이었다. 하 전 본부장을 비롯한 TF는 구매단계를 4단계로 줄였고, 단계별 설명도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풀어냈다. 그 결과 월 200여대 판매에 그쳤던 인터넷 휴대폰 가입자를 월 2만대로 키우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그러나 증권업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다. 업계에서도 증권 혹은 금융업에 경험이 없는 인물을 임원으로 영입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KB증권이 온라인, 모바일 등을 활용한 비대면고객들에 대해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비대면 고객에 대해 대대적으로 벌인 마케팅 중에는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평생무료로 제공하는 식으로 수수료 중심의 접근이었다"며 "KB증권이 증권업 전문가가 아닌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향후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대면 고객이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비대면 채널을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비대면 고객들 사이에서는 주식 거래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들이 모바일 주식 거래 평생무료 수수료 등의 이벤트를 실시하는 것도 더이상 주식 거래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돼 있다. 또 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도 업계의 공통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 상무는 "결국 소비자들은 점점 인터넷 소비로 옮겨갈 것이므로, 다가올 소비자의 행동 변화가 예측된다면 공격적으로 대응하여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의 주도권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결국 소비자들은 편리함을 추구할 것이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수많은 인터넷기업들에게 공격을 당하여 과거의 영광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향후 비대면채널 강화를 위해 색다른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신임 마블랜드트라이브장은 금융업 디지털마케팅 경험은 없으나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에서 20여년간 플랫폼기반의 신규사업 전략수립 및 마케팅 업무를 수행해왔다"며 "심화되는 e-비즈니스 시장의 경쟁상황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의 온라인 마케팅 모델을 구축, 디지털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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