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마케팅'에 타격 입은 롯데카드 [카드사 마케팅비용 분석] ⑦유통계 카드 탓 기타마케팅비중 40%...체질 개선 절실
조세훈 기자공개 2019-04-04 09:53:33
[편집자주]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손익보존을 위한 카드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마케팅 비용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은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 더벨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현황을 살펴보고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는 국내 최대의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후발 카드사임에도 9%대의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배경도 유통 분야에 특화된 영업망에 있다. 다만 유통계열사 고객이 다수를 이룬 특성 탓에 경품, 캐시백, 프로모션 등 기타마케팅 비용 비중이 다른 카드사보다 월등히 높다. 최근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과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맞물리면서 롯데카드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롯데카드는 올초 그룹 계열사와의 공동 판촉 행사를 제외한 이벤트를 없애 기타마케팅비를 대폭 줄였다. 앞으로도 핵심 영업 기반인 그룹 계열사의 판촉 행사만 남기고 군살을 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통계 카드사 특성 '고비용 마케팅'…순익 개선에 부담
롯데카드는 지난 2003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와의 통합 후 그룹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국내 최대의 유통·서비스 네트워크를 보유한 신용카드사로 성장했다. 특히 신용카드 이용액이 큰 백화점 회원들이 롯데카드 회원으로 편입되면서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롯데카드의 주력 고객이 소비력을 갖춘 30~50대 여성 회원으로, 타 카드사와 차별성을 지닌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판촉 행사 등이 많은 유통업 분야 매출 비중이 높다 보니 '고비용 마케팅' 구조가 형성됐다. 롯데카드는 지난 4년간 전체 마케팅 비용 중 기타마케팅 비중을 업계 최고수준인 40% 내외로 유지했다. 다른 중소형 카드사인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각각 25%, 10%를 유지한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롯데카드의 기타마케팅비용은 2346억원으로 상위사인 현대카드의 기타마케팅비용(2667억원)에 육박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유통계 카드 특성상 판촉행사가 많고, 후발카드사로 광고비 비중이 다소 높아 기타 마케팅 비용 비중이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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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 마케팅 비용은 순익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4년 200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1032억원으로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매년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는 반면 기타마케팅 비용은 늘어난 탓이다. 지난 2017년에는 지분 평가손실, 영업권 평가손실 등이 겹치며 당기순이익이 545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상품 포트폴리오 전면개편 후 신용판매 취급액이 증가하고 금융상품·할부금융 수익이 늘어 영업이익이 4년 만에 반등했다. 당기순이익도 1143억원으로 2년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올해 초 시행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로 앞으로도 순익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체질 개선 나선 롯데카드, 시장점유율 타격 불가피할 듯
롯데카드가 영업이익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출혈 경쟁'에 뛰어든 데는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쇼핑 하면 롯데카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대형사들이 마케팅 경쟁을 강화하자 9%대 시장점유율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롯데카드는 대형사 수준의 기타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신판기준 시장점유율 9%대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롯데카드는 올해부터 기타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수정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금융당국의 거듭된 마케팅 비용 축소 주문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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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는 핵심 영업기반인 그룹 내 유통 계열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타 유통사의 기타마케팅 비용은 대폭 절감키로 결론을 내렸다. 당장 올해 1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총 마케팅 비용 중 기타마케팅 비중은 22.5%로 전년 대비 15% 포인트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핵심 영업 기반은 유지하면서도 일회성 마케팅 행사를 줄여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점유율 사수다. 지난해 기타마케팅 비용을 줄인 현대카드는 시장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롯데카드는 기타마케팅 비용 감축 폭이 훨씬 큰 만큼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점유율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이 더 시급하다"며 "마케팅을 적재적소에 실시하며 시장점유율도 최대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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