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태국서 '공기청정기'로 흑자 눈앞 [중견가전 해외법인 분석]③동남아 최초 진출국…일시불 중심 사업 재편으로 반전모색
이정완 기자공개 2019-04-25 08:13:40
[편집자주]
한국 가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가전업체들도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견가전사들의 회사 규모나 네트워크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로 의미있는 도전이다. 중견 가전 해외법인의 현주소와 향후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국법인은 웅진코웨이가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렌탈사업 기회를 찾던 시기 설립된 법인이다. 태국은 동남아의 주요국이자 경제 대국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태국법인의 성적은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100만 렌탈 계정을 돌파한 말레이시아보다 먼저 영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실적은 말레이시아 법인에 못 미친다. 태국의 수질 등은 정수기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열악한 금융인프라와 렌탈 시스템에 대한 인식 부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국법인은 렌탈 비중을 낮추고 공기청정기 일시불 판매를 증가시키는 대응책을 마련했다. 곧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태국법인(Coway (Thailand) Company Limited.)의 매출은 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당기손익은 2017년 17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1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금껏 적자를 지속하던 태국법인은 2017년 흑자를 내며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
십여년이 지난 현재 태국 현지 렌탈 관리 인력 규모는 300명 수준이다. 매출도 100억원 대에 그치고 있다.
태국시장에서 렌탈사업은 웅진코웨이의 예상대로 정착되지는 않았다. 렌탈사업을 위한 금융인프라 미비와 렌탈을 낯설어하는 소비자 인식이 원인이었다. 소득 수준도 높지 않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렌탈사업을 시작했던 2003년 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8490달러였고 2017년 현재 1인당 GNI는 1만7040달러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은행 자동이체 등 태국의 금융시스템이 렌탈사업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문화적으로도 아직 태국 국민은 제품을 직접 소유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렌탈 사업은 진출국의 문화적 특성이 중요한 사업이다. 지난해 누적 100만 계정을 돌파한 말레이시아의 경우 탄탄한 도시 인프라와 외부인 방문을 꺼리지 않는 문화 덕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소득 수준 역시 말레이시아의 경우 렌탈 사업을 시작한 2006년 1인당 GNI가 1만7160달러였고 현재는 2만8660달러에 달한다.
웅진코웨이는 해외 진출을 시작한지 약 10년이 지난 2013년 사업성이 낮은 현지법인에 대해 한 차례 정리작업을 단행했다. 2013년 일본시장에서 렌탈사업 정착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중단하고 일본법인 청산을 완료했다. 유럽 시장 전초기지로 세무업무와 고객사 소통을 맡던 연락사무소 격의 이탈리아법인도 같은해 청산했다.
태국법인은 웅진코웨이의 해외법인 재편 과정에서도 청산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동남아 시장의 잠재력에 한 차례 더 베팅을 했다.
태국법인은 사업 구조 및 전략을 조정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웅진코웨이는 기존 렌탈사업을 축소하고 일시불 공기청정기 판매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현재 렌탈 인력은 최소화됐고 정수기 필터 교체 등 환경가전 관리에 필요한 인력이 다수인 상황이다.
웅진코웨이 태국법인의 실적 반등은 사업 재편이 완료된 2017년부터 시작됐다. 웅진코웨이는 그동안 정수기 판매를 주력으로 했는데 2017년 공기청정기 일시불 판매 확대를 위해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 현재 가장 빠르게 매출이 성장하는 제품군도 공기청정기다.
이 덕에 2017년 매출은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상승했다. 당기손익 또한 17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현재 태국법인 매출 중 공기청정기 비중은 30%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판매해온 정수기 매출은 50% 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 20%는 비데 매출이다.
태국법인이 일시불 판매를 위주로 사업을 키우고 있으나 현지 시장에서 렌탈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태국법인은 올해 말레이시아법인과 연계해 코디 조직을 확대해 키울 예정이다.
웅진코웨이는 관계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이의 종교·문화 차이가 있으나 말레이시아법인이 동남아 시장에서 렌탈사업을 현지화 시켰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태국법인 렌탈사업에 접목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항공기 금융 부메랑?…한화증권, IB 적자 폭 커졌다
- [2024 이사회 평가]수익성 '탄탄한' NICE평가정보, 이사회 구성은 '미흡'
- [DB금투 밸류업 점검]'승계 마친' 김남호 회장, 남은 건 '자회사' 밸류업?
- [2024 이사회 평가] 쏘카, 구성은 좋은데…영업적자 '아쉽네'
- [2024 이사회 평가]'점수 낮은' 이오테크닉스, 경영성과만 웃었다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한국물 발행사 '예의주시'…"금리 우려 크지 않다"
- [DB금투 밸류업 점검]자회사 DB운용, '규모의 경제'로 성장 노린다
- [Red & Blue]수익성 개선 레뷰코퍼레이션, 공모가 회복 '다왔다'
- [CFO 워치]신한증권, ETF 손실에 회사채 연기…1년물 CP로 '투심 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