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어느새 매출 4.5조 대기업 '발돋움'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작년 역대 최대 실적, 분양·공사매출 잔액 감소 따로 올해 '숨고르기' 예상
김경태 기자공개 2019-04-24 15:24:22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그룹은 다른 중견 건설사들처럼 주택 자체개발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아파트 분양매출과 공사매출로 구성돼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맞이하면서 중흥건설의 사업도 순조롭게 이뤄졌고, 실적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문재인 정부에서 주택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조금씩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흥그룹은 시장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작년부터 분양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다만 작년에는 과거 분양한 물량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실적 신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분양매출과 공사매출 잔액이 줄어든 상황이라 올해부터는 실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 매출 4조5000억원 수준 '역대 최대'
중흥그룹의 지배구조 상단에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중흥건설산업, 중흥주택이 있다. 4곳은 정창선 회장과 정원주 사장이 지분을 보유해 동떨어진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2017년 매출이 33억원에 불과한 중흥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 계열사들의 매출을 단순 합계할 경우 작년 매출은 4조5524억원이다. 전년(3조5952억원)보다 26.6%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9265억원으로 41.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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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의 작년 성장을 견인한 것은 그룹의 주력사인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다. 중흥건설은 그룹의 모태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작년 별도 매출은 8676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124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중흥건설은 시행과 시공을 겸해 분양수입과 공사수입을 모두 얻고 있다. 작년 분양과 시공을 통해 거둔 매출은 각각 6237억원, 2426억원이다. 각각 60.1%, 402.7% 증가했다.
중흥건설이 주식을 보유해 지분법적용투자회사로 분류된 곳들의 성장도 전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3342억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보다 70.1% 늘었다. 지분법적용투자회사 중 그린세종과 중흥개발의 매출이 전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흥건설도 중흥그룹 전체 실적에 기여했지만, 중흥토건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흥토건은 정 회장의 장남인 정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부터 별도 실적에서 중흥건설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작년 매출은 1조7702억원으로 전년보다 35.5% 증가했고,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중흥토건이 지분법적용투자회사로 분류한 곳들의 매출 합계는 1조5750억원이다. 중흥토건과 그 지분법적용투자회사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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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성장 숨 고르기 들어갈 듯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갖가지 규제책을 동원했다. 특히 작년 9.13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이에 따라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들은 점차 분양 물량을 조절하기 시작했고, 중흥그룹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사업의 경우 초기 계약 이후 잔금 납부까지 2~3년에 걸쳐 돈이 들어온다. 이에 따라 과거 분양·공사 물량 덕분에 중흥그룹은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실적 성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중흥그룹이 작년부터 분양 물량을 조절했고, 그룹 주력사들의 분양매출 잔액과 공사매출 잔액이 감소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의 작년 말 분양매출 잔액은 330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공사매출 잔액은 8353억원으로 27.1% 감소했다. 중흥토건 역시 작년 말 분양매출 잔액이 전년 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7931억원이다. 공사매출잔액은 1조868억원으로 29.1% 줄었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공사 현장 내역을 보면 대부분 그룹 계열사들이 시행하는 주택 현장이다. 그룹 계열사들이 전체적으로 분양 물량을 축소하면서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에 발주하는 공사 물량이 줄어든 영향을 받는 셈이다.
작년 말 기준 일감이 줄어든 것 외에, 올해도 분양 물량 조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실적 숨 고르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 중 하나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올해 분양 목표는 1만 가구 정도인데, 이 중 작년에 분양하려다 미뤄진 곳들이 있다"며 "올해에도 시장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목표한 만큼 분양을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악화하더라도 재무안정성을 크게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의 작년 부채비율은 2017년의 절반 수준인 56.8%로 사실상 무차입경영 상태다. 중흥건설의 지분법적용투자회사도 안정적이다. 5곳의 부채와 자본을 모두 단순 합계해 나누면 부채비율은 73.4%로 집계된다. 주력법인인 중흥토건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136.9%로 전년 말보다 7.1%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후 3년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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