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장수생 동문건설, 이번엔 졸업할까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별도 기준 영업익 흑자 지속, 이자보상비율·부채비율 안정적
김경태 기자공개 2019-04-17 10:23:36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문건설의 위기는 깊고 길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뒤 이듬해 채권단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그 후 채권단과의 계약 연장 등을 거치며 10년여년 간 워크아웃 장수생으로 남았다.동문건설은 작년에도 재약정을 체결하며 여전히 채권단의 그늘 아래 있지만, 올해부터 워크아웃 졸업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결 회계 악화의 주범이었던 종속사를 정리했고, 별도 기준으로는 흑자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이 사재를 털어 지원해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만한 부분이다.
◇8년 연속 영업익 흑자 행진, 이자비용 감내 가능
동문건설의 작년 매출은 3113억원으로 전년보다 29.7% 줄었다. 매출 내역을 보면 분양수입은 153억원, 공사수입은 2959억원으로 각각 21.8%, 30.1% 감소했다. 매출의 급격한 감소가 이뤄졌지만, 영업이익 흑자를 거둘 수 있었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5% 줄었지만 204억원이다. 2011년부터 8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지속했다. 이는 원가율 관리가 양호하게 이뤄진 덕분이다. 작년 매출원가율은 89.9%로 2.9% 상승했지만, 90%를 밑돌았다. 판관비율은 0.7% 올랐지만 3.5%였다.
당기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동문건설은 별도 기준으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당기순이익을 남겼었다. 그러다 2017년에 기타대손상각비가 527억원 발생하며 영업외비용이 급증했고,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는 이 같은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면서 1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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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 성과를 통해 이자비용을 치를 수 있는지 판단하는 이자보상비율의 경우 2013년까지만 해도 100%를 밑돌았다. 공사를 해서 돈을 벌어도 이자를 다 갚기에 부족했던 셈이다.
하지만 2014년부터 10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 후 작년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덕분에 이자보상비율이 550%에 육박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하락하긴 했지만 273.55%를 나타내며 5년 연속 100% 이상을 이어갔다.
이자비용 금액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어 영업이익 흑자가 계속되면 이자보상비율 100% 이상이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자비용은 2014년 94억원을 나타낸 후 작년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작년 말 장기차입금은 1470억원으로 전년보다 11.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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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리결손금 축소, 부채비율 워크아웃 후 첫 200% 이하
동문건설은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후에도 이익잉여금이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2008년부터 이익잉여금 중 미처리결손금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처리결손금이란 처리되지 않은 자본 감소액으로 자본총계 축소에 영향을 미친다.
별도 기준 미처리결손금은 2010년 이후 2016년까지 감소세에 있었다. 그러다 2017년 당기순손실로 전환하면서 미처리결손금이 449억원으로 늘었다. 작년에는 280억원으로 전년보다 169억원 감축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별도 기준 부채이율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에도 250%를 상회한 적이 없다. 작년 말에는 173.3%로 전년 말보다 52.1%포인트 하락했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후 사상 처음으로 200% 이하로 떨어졌다.
별도 기준으로 실적과 재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고, 그간 동문건설의 발목을 잡았던 종속사 '아뮤티 유한회사'의 정리 작업이 진행되는 만큼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과가 가능할 수 있다. 이는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올해부터 채권단과 협의해 워크아웃 졸업을 추진할 것이라 설명했다. 동문건설은 작년 채권단과 재약정을 체결하고 2020년 12월까지 대출금의 상환을 유예받았다. 올해 워크아웃 졸업이 불발되더라도 내년에 끝낼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경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동문건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점도 워크아웃 졸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 회장은 2009년 워크아웃 돌입 때 478억원의 사재 출연을 했다. 당시 충남 아산시의 27홀 골프장과 정보기술(IT) 관련 자회사인 르네코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했다.
동문건설에 따르면 그 후에도 경영 정상화 자금을 투입했고, 사재 출연액이 총 1000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동문건설은 작년 말 기준 경 회장에게 150억원의 채무가 있다. 전년보다 4억원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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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워크아웃에 청신호가 켜진 듯 보이지만, 잔여 일감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분양수입잔액과 공사수입잔액은 각각 201억원, 2198억원이다. 전년 말보다 각각 절반가량씩 줄어든 상태다.
다만 동문건설은 올해들어 신규 일감 확보에 성과를 냈다. 이달 중순 경기도 파주 문산읍 파주문산3리지구 주택재개발정비시업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공사는 대지면적 3만3969㎡에 지하 3층~지상 26층, 아파트 1017가구 대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동문건설은 "올해 울산과 파주 문산에서 신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실적과 재무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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