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시스템즈, 건설 매각으로 '일감 몰아주기' 해소? '어셉틱 투자→논캡티브마켓 확대→내부거래 감소'…"지배구조 단순화 일환"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02 07:44: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9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시스템즈가 참치캔 이외의 논 캡티브(Non-captive)마켓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원시스템즈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종속회사인 동원건설산업(이하 동원건설)을 선제적으로 모기업인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한 것도 논 캡티브마켓 투자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으로 풀이된다.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원시스템즈는 별도기준 매출액 523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은 1549억원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29.6%다. 2017년 기준 34.2%에서 소폭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높은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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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20%) 이상이면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국내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다. 개정안은 총수일가 지분을 상장·비상장에 관계 없이 20%로 통일하고, 규제 대상인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새로 규제하기로 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사실상 오너 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최대주주로 80.39%를 보유한 동원시스템즈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동원시스템즈는 포장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동원F&B 등 계열사에서 사용하는 포장재를 공급하고 있어 계열사와의 영업적 연계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포장재사업 내부거래 비중은 25% 수준이다.
동원시스템즈의 제품 및 상품군은 연포장재, 유리병, PET, 제관(CAN),압연 등 참치캔, 생활용품 등이다. 동원그룹이 국내 1위 참치캔 업체이다보니 아무래도 내부거래 비중은 주로 캔류에서 발생한다. 동원시스템즈는 논 캡티브마켓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무균충전(Aseptic Filling)시스템 사업도 일환의 하나다. 중장기적인 성장전략이자 내부거래 비중을 낮출 수 있는 기회다. 국내 무균충전음료 시장은 일본에 비해 비중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일본이 전체 음료 생산량 중 무균충전음료 생산량이 33.4%(추정)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현재 4.5% 수준으로 추정된다.
동원시스템즈는 현재 시장 상황이 아직 발전 단계인 것으로 판단하고 신규 사업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무균충전음료 시장이 커질수록 동원시스템즈 매출도 늘어나 상대적으로 캡티브마켓 매출 비중을 줄일 수 있다.
관건은 재원마련이다. 투자금액은 올 하반기까지 총 7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시스템즈가 동원건설 지분 100%를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넘긴 것도 무균충전음료 시장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대금은 약 755억원 가량이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3월 동원건설 지분매각에 이어 11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다. 이 역시 무균충전음료 시설 투자 재원 마련용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건설 매각은 건설회사와 포장재회사를 재무적으로 분리해 업종별 독립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자회사를 보다 효율적이고 단순한 지배구조로 재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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