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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김재철 회장, 동원그룹 총수는 유지? 공정위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 신청 안해…'명예회장' 호칭 불구 영향력 행사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07 09:20:1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 퇴진을 선언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사진)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위치는 유지할 전망이다. 동원그룹 측에서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고, 공정위 또한 김 회장이 그룹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해 기존 동일인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조만간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과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을 발표한다. '2019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12일까지 해당 그룹으로부터 동일인 등 관련 자료를 접수했다. 대기업집단의 범위를 지정하기 위해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을 우선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이미지
김재철 회장이 경영 퇴진 의사를 밝힌 동원그룹의 경우 동일인을 김 회장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김 회장의 퇴진 발표는 동원그룹 창립기념일인 지난달 16일 이뤄졌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관련 자료를 제출할 때는 김재철 회장이 퇴진 의사를 밝히기 전이었다"면서 "기존처럼 동일인을 김재철 회장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기업이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거나 공정위의 내부적 판단으로 바꾸는 것 등이다. 동원그룹은 이후 김 회장이 퇴진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

다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이후 동원그룹에서는 김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칭하고 있다. 아직 아들인 김남정 부회장이 회장 직위를 승계하지는 않았지만 회장으로 올라설 시기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등기이사로 올라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 이사직에서도 조만간 사임할 예정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지주사다. 김 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최대주주도 아니다. 2001년 지주사 전환 및 2003년 계열 분리 작업과 함께 동원엔터프라이즈 최대주주는 김 부회장 몫이 됐다.

김 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최대주주도 아니고, 이사회 의장도 맡지 않았다. 그마저도 최근 퇴진 의사와 함께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난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김 회장을 동원그룹의 동일인으로 계속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그룹에 대한 사실상 지배여부'를 기준으로 총수를 결정한다. 판단 기준은 총수가 보유한 지분율(직접기준)도 있지만, 경영활동 및 임원 선임 등에 있어 영향력(간접기준) 등을 함께 고려한다.

김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창업주로서 여전히 20%가 넘는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인사나 지배구조 변화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나, 김 회장의 매제이자 김 부회장의 고모부인 박인구 부회장의 퇴진 역시 김 회장의 의사와 결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진그룹 경우처럼 총수가 사망하는 등 동일인 변경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룹 동일인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동원그룹은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 지주사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인사 등 그룹 경영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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