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산업, 잔여일감 감소…'역성장' 우려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공사계약잔액 2조원 하회 위기…화성개발 동반 부진 가능성
김경태 기자공개 2019-05-17 07:35:23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4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성산업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매출 역성장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2017년까지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던 수주잔고가 급감하면서 2조원 선이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택사업 수주와 관련한 소송도 진행하고 있어 법정 다툼 결과가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화성산업의 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건설사 화성개발도 잔여 일감이 줄어 올해 실적 향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다만 계열사 중 또 다른 중소 건설사인 동진건설은 수주 물량이 늘어난 만큼, 올해 매출 반등이 기대된다.
◇수주잔고 약 4000억 급감, 소송 리스크도 존재
화성산업의 공사계약잔액은 2009년 말 2조원을 웃돈 후 감소세를 보였다. 2011년 들어 반등하기는 했지만 그 해 뿐이었다. 그 후 2013년에는 9692억원까지 줄며 1조원 선이 깨졌다. 그러다 이듬해부터 반전을 시작했다.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2017년에는 2조5000억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5년 만에 수주잔고가 감소했다. 작년 말 공사계약잔액은 2조19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5.4% 감소했다. 금액으로 보면 3973억원이 줄었다. 모든 사업 부문의 일감이 적어졌다. 가장 비중이 큰 건축공사는 1조6475억원으로 14.3% 줄었다. 분양공사는 4221억원으로 17.1% 축소됐다. 토목공사는 1203억원으로 22.6%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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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산업의 작년 말 '계약수익금액이 중요한 계약' 현장을 보면 미착공사업 7곳이 포함돼 있다. △평리7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평리5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신암2 재정비촉진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신암4동 뉴타운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죽전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선주 주택재건축정비사업 △대구신천동 백합 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있다. 이를 제외할 경우 공사계약잔액은 더 줄어든다.
특히 죽전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경우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해당 사업의 계약금액은 1935억원으로 화성산업이 보유한 미착공 현장 중 금액이 5번째로 큰 중요 현장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성산업은 조합 측과 2015년 1월 중순 공사 계약을 체결했지만, 작년 1월 말 조합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 후 과실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 진행 중이다.
최근 중견 건설사들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까지 침체하면서 시행을 겸하는 자체개발사업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도시정비사업 진출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견 건설사 간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화성산업의 소송 진행이 향후 다른 정비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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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가 줄면서 올해 매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산업은 2012년 매출 3512억원을 기록한 후 2017년까지 5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역성장을 했다. 4751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감소했다.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71억원, 492억원으로 증가했다. 만약 올해부터 매출의 급격한 감소가 이뤄지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도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계열사 화성개발, 동반 역성장 조짐
화성산업의 계열 건설사로는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이 있다. 이 중 화성산업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곳은 화성개발이다. 화성개발은 2009년 매출이 1500억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부침이 심했다. 2013년과 2014년, 2016년을 제외하고 매출 1000억원을 넘을 적이 없다.
화성개발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34.1% 증가한 790억원이었다. 3년 만에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또 변할 가능성이 있다. 수주잔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공사계약잔액은 17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7% 감소했다. 394억원 규모의 '충청 내륙 고속화도로 건설공사(제3공구)' 등을 따내는 등 신규 및 변경 계약액이 676억원을 나타냈지만, 기존 수주잔고 중 작년에 761억원이 매출로 인식되면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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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동진건설은 올해 실적 성장을 이룰 여지가 있어 보인다. 동진건설의 작년 말 공사계약잔액은 41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작년에 124억원 규모의 '고속국도 제14호선 건설공사'를 따낸 덕이 컸다. 이외에 7곳의 새로운 현장이 추가됐다.
동진건설이 올해 성장을 이루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계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진건설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9.3% 감소한 254억원이다. 화성개발의 3분의 1, 화성산업의 19분의 1 수준이다. 이익 규모도 미미하다. 작년 영업이익은 3억원, 당기순이익은 9억원에 불과하다. 각각 전년보다 72.9%, 58.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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