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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운용, PBS부터 판매까지 든든한 '우군' 삼성증권 [헤지펀드 운용사 판매 지형도](6)설립초기 최대 판매사 미래에셋대우, 비중 급감

이민호 기자공개 2019-05-31 08:22:16

[편집자주]

헤지펀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증권사들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중은행들까지 가세해서 헤지펀드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은 어디인지, 어떻게 관계 형성을 해왔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7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된 지 1년을 갓 넘긴 씨앗자산운용이 지난해 하반기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현준 대표와 박인희 부사장 등 그동안 성과를 증명해 왔던 주요 운용역들의 네임밸류도 한 몫 하며 자산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의 판매창구를 주로 이용하는 점은 불가피했다. 특히 삼성증권이 씨앗자산운용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을 포함한 PBS 계약 증권사 외에도 다양한 증권사로 판매창구를 다변화하고 있다.

◇PBS 계약, 판매창구로 '연결'…삼성증권 과감한 '러브콜'

(1시각물)씨앗자산운용_판매사현황_01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씨앗자산운용의 전체 펀드설정잔액은 3446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이 판매잔고 1625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47.17%)을 차지했다. NH투자증권(711억원, 20.65%), 미래에셋대우(459억원, 13.33%), 신영증권(422억원, 12.25%)이 뒤를 이었다.

이는 씨앗자산운용이 설립된 직후인 1년 전과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해 3월말 기준 씨앗자산운용의 전체 펀드설정잔액(589억원)중 가장 높은 판매비중(40.28%)을 차지한 곳은 미래에셋대우(237억원)였다. 이어 삼성증권(180억원, 30.62%), NH투자증권(141억원, 24.05%), 신영증권(29억원, 5.05%) 순이었다.

2017년 12월 설립된 씨앗자산운용은 지난해 1월 '멀티-眞(진)'과 '멀티-仁(인)' 펀드를 내놓으며 헤지펀드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 펀드의 PBS를 맡았다. 이어 3월에 내놓은 '멀티-信(신)'의 PBS 계약은 NH투자증권이 따냈다.

씨앗자산운용은 PBS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의 창구를 통해 펀드를 주로 판매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을 10년 넘게 운용하며 스타 매니저로 떠오른 박현준 대표가 독립해 차린 신생 운용사라는 점만으로도 증권사들간 PBS 계약과 판매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증권사는 씨앗자산운용 초기 펀드에 상당한 수준의 시딩자금을 지원하며 초기 성장의 발판을 제공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씨앗자산운용 설립과 비슷한 시기에 PBS본부장을 '법인영업통'으로 꼽히던 홍영진 전무(당시 상무)로 교체하며 PBS 계약고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미래에셋대우는 '멀티-仁(인)' 초기 설정액의 대부분인 2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삼성증권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이전까지만 해도 씨앗자산운용에서 설정하던 펀드는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과 번갈아 PBS 계약을 체결하는 구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멀티-賢(현)'에 이어 올해 2월 '멀티-宮(궁)', 3월 '멀티-秀(수)'를 잇따라 삼성증권에 PBS를 맡기며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을 통한 판매비중도 증가했다. 삼성증권이 헤지펀드들에 대한 전반적인 판매 라인업 확대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씨앗자산운용 관계자는 "PBS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들이 우수한 판매채널도 확보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들 증권사의 판매채널로부터 유입되는 자금이 많았다"며 "삼성증권 PB들의 헤지펀드 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약세장서 안정적 트랙레코드 '주목'…판매사 다변화 '성공적'

씨앗자산운용이 현재까지 설정한 13개 펀드는 모두 주식 롱숏과 채권 투자가 중심이 되는 멀티헤지롱숏전략을 취한다. 특정 종목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비중으로 가져가기보다는 변동성을 낮추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약세장으로 인해 타 운용사들의 주식형펀드가 부진할때도 씨앗자산운용의 펀드들은 숏 포지션을 늘리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식형펀드를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시장 분위기에서 판매사들로서는 씨앗자산운용의 펀드가 훌륭한 대안이 됐다. 여기에 박 대표와 더불어 신영자산운용에서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약 8년간 성공적으로 운용하며 명성을 얻은 박인희 매니저가 부사장으로 합류한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증권 PB는 "지난 해에는 트랙레코드가 다소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투자자들이 씨앗자산운용 펀드에 올해처럼 많이 가입하는 편은 아니었다"며 "올해부터는 성과가 검증된 데다 신규로 출시되는 주식형 헤지펀드가 별로 없어 씨앗자산운용 펀드를 담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사들이 씨앗자산운용의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리자 씨앗자산운용의 신규펀드 출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씨앗자산운용은 지난달에만 '멀티-銘(명)', '멀티-允(윤)', '멀티-俊(준)' 등 세 개 펀드를 시장에 내놨다. 이전에 삼성증권과 PBS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만큼 지난달 출시한 펀드들은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에 PBS를 맡겼다.

(2시각물)씨앗자산운용_판매사현황_02

신영증권은 PBS 계약을 맡았던 증권사들 외에 씨앗자산운용 설립 초기부터 주요 판매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신영증권의 씨앗자산운용 펀드 판매잔고(422억원)는 미래에셋대우(459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뒤따르고 있다. 이는 신영증권 거래 고객들의 성향이 씨앗자산운용이 추구하는 절대수익 콘셉트와 대체로 상응하는 데다 박 부사장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 신영자산운용에서 주현숙 마케팅본부장이 합류하는 등 신영증권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씨앗자산운용은 설립 초기부터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영증권에 집중돼있던 판매창구를 다변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들 증권사 외에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생명보험 등에도 비록 비중은 적지만 판매루트로 확보하고 있다.

씨앗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부진한 증시 상황에서도 시장 대비 월등한 성과를 보였던 부분이 설립 1년이 지나 트랙레코드로 검증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져 일부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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