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오너일가 합의 징후…분쟁 리스크 줄었다 [한진家 상속재산분할]조원태 회장 '하모니' 강조…이명희 전 이사장 주도 '교통정리'
고설봉 기자공개 2019-06-05 08:54:26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4일 11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남긴 유산을 놓고 이견을 보이던 오너일가의 분쟁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간 불협화음도 일정부분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되는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지난 3일 조 회장은 IATA 회의를 마치며 국내외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족간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족들 간 유산 상속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가족들과 많이 협의를 하고있고, 합의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다시 외신기자들에게 통역해주기 위해 통역사가 조 회장이 말한 내용을 통역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은 통역사의 말을 주의 깊게 확인했다. 바로 옆에서 조 회장은 집중하는 듯 시선을 정면에 고정하고, 통역사의 단어 선택에 집중했다. 이어 통역사가 구사하는 단어를 체크하며, 중간 중간 펜으로 적었다.
조 회장은 특히 통역사가 "하모니(harmony)"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통역사를 바라봤다. 조 회장은 자신의 의사가 잘 전달됐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거듭 통역사가 "하모니"라고 하자, 조 회장은 고개를 다시 끄덕이고 통역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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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이 이처럼 가족 간 상속재산 분할을 놓고 비교적 길게 설명을 하고, 외신기자들에게까지 의미가 잘 전달되도록 통역에도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이날 인터뷰 과정에서 다소 이례적이었다. 조 회장은 인터뷰 내내 국제 항공산업의 분위기, 대한항공 신규사업, 항공기 도입, 무역 분쟁 등 영업에 대한 질문에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 길게 대답했다. 하지만 개인사, 경영권분쟁 등에 대해서는 아주 짧게 답변하고 넘어갔다.
실제 조 회장은 KCGI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주가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어, 답변은 드리리 않겠다. 주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짧게 답했다. 또 한 기자가 KCGI 관련 질문을 추가하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 드리지 않겠다. 다른 질문을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반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가족간 상속분쟁에 대해서는 비교적 길게 답변했다. 또 한국어로 답변한 내용이 외신기자들에게 적절한 단어로 잘 설명 되는지도 확인했다. 이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분쟁에 대한 오해를 명확히 하고, 한진그룹 경영권에 대한 가족간 합의가 원만하다는 점을 못 박은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조 회장 및 오너일가 간 이견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듯한 조짐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정석기업은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사임, 해임, 선임 등의 등기를 완료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사회 멤버로 남고, 조 회장은 이사회를 떠났다. 정석기업은 지난달 17일 등기를 신청했다. 최소 17일, 혹은 16일에 이사회를 열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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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이라는 시점이 주는 의미가 크다. 지난달 15일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총수'로 지정해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현황 자료를 제출했다. 그 이전인 지난달 10일 이 전 이사장이 법무법인 광장을 방문한 뒤 조 회장에 대한 총수 지정이 완료됐다. 조 회장의 총수 지정에 대해 이 전 이사장이 직접 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정석기업 등기 변경은 이런 가족간 합의의 연장선이다. 조 회장이 한진칼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등 운송관련 계열사들을 경영하고, 이 전 이사장은 그룹 '곳간'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석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하면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면서 가족 간 합의가 이뤄졌고, 특히 이 전 이사장의 역할이 확대한 것으로 읽힌다. 어머니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합의가 진행됨에 따라 분쟁의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조 회장도 국내외 언론 앞에서 "하모니"를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한 관계자는 "가족 간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전 이사장이 구심점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상속 등 문제에 대해 가족간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조 회장 중심의 경영환경에는 리스크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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