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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 사장, WM 넘어 자본시장으로 [KB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③KB증권 대표·그룹 자본시장부문장 겸직…리스크·자산관리 전문가 정평

원충희 기자공개 2019-06-12 09:46:19

[편집자주]

무형의 상품을 생산하고 서비스하는 금융회사에서 '맨파워'만큼 중요한 자원은 없다. 자산 500조원 규모의 거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경영진 불화, 관치 외풍 등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새롭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있다. 2014년 11월 윤종규 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리딩금융그룹을 향해 달리는 KB금융. 그곳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KB금융지주는 2017년 12월 자본시장부문을 신설했다.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이후 세 번째로 만들어진 매트릭스 조직이다.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 자본시장부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이곳은 그룹 고유자산 운용, 파생상품 영업 등의 업무를 통솔한다. 현재 자본시장부문장은 박정림 KB증권 사장(사진)이다.

박 사장은 금융권에서 WM으로 더 잘 알려졌다. KB금융그룹 WM사업을 현 수준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WM과 리스크관리 등에서 쌓은 커리어를 기반으로 KB증권 대표가 된 그에게 이젠 외환(FX), 트레이딩, 대체투자 등 그룹 자본시장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가 주어졌다.

◇WM·트레이딩·고유자산운용 업무 총괄

박 사장이 담당하는 자본시장부문은 각 사별로 이뤄지는 고유자산 운용과 FX거래 지원, 트레이딩 업무,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을 비롯한 파생상품 영업 등 자본시장 업무를 한 곳에서 기획·조율하고 협업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7월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의 고유자산 운용조직을 여의도 더케이타워(교직원공제회관)로 모았다. 여기에는 CIB와 WM부문은 물론 그룹 통합 딜링룸도 들어왔다. 자본시장 관련 조직들을 한 공간에 두면서 인적·물적 교류가 자연스레 이뤄지도록 했다.

다만 차이니즈 월(정보교류 차단장치) 때문에 직접적으로 정보를 교류하진 못한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KB금융은 총괄임원 겸직을 통해 최대의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모색했다. 자본시장부문은 그런 의미에서 탄생했다.

박 사장은 김성현 사장과 함께 KB증권 각자대표로 WM,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경영관리부문을 맡고 있다. 자본시장부문장을 겸직하면서 WM을 넘어 트레이딩과 파생상품 영업, 고유자산 운용점검까지 업무범위가 넓어진 만큼 그룹 내 위상도 제고됐다는 평가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회장 내부후보군 기준은 △그룹 내 2개 이상의 회사 및 업무 분야를 경험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경험 또는 부행장급 3년 이상 경험"이라며 "박 사장은 계열사 CEO 겸 지주 부문장으로 다른 3명의 CEO 부문장들과 한 테이블에서 지속적인 검증을 받는 환경에 놓여졌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에도 조예 깊은 여성 CEO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의 첫 직장은 KB금융그룹이 아닌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이었다. 이후 결혼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다가 1994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이 설립한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으며 1999년 삼성화재 자산운용실 자산리스크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민은행에는 2004년 시장운영리스크부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재무보고통제부장, 제휴상품부장을 거쳐 WM본부장에 올랐다. 지금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정평이 나있지만 사실 그의 초반 커리어는 리스크관리인 셈이다.

박정림 프로필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은 KB사태의 혼란 속에도 빛을 발했다. 덕분에 2014년 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 실시한 첫 인사에서 절반 이상의 부행장들이 물러났을 때 그는 자리를 지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시 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CRO)이었던 박정림 사장은 윤 회장 체제가 들어선 후에도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책임자를 겸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여성 금융인의 대표주자로 많이 알려졌다. 증권사 첫 여성 CEO, KB금융그룹 내 두 번째 여성 CEO다. 2014년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됐을 때는 8년만의 여성 부행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본시장 네트워크도 탁월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인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등이 절친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 CEO라면 대개 '철의 여인'을 연상케 하지만 실제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장난기 많은 명랑소녀에 가깝다고 한다. 감성도 풍부해 주변에 함께 있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골프를 같이 친 분들이 말하길 실력자는 아니지만 굉장히 즐거웠던 시간이라고 평한다"며 "기억력이 좋아 WM부문에 근무할 당시 직원들 사진과 이름을 모두 매치해서 외우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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