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 복귀…한진그룹 '가족 협력경영체제' 시작되나 [한진家 상속재산분할]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가족간 합의' 진전 해석
고설봉 기자공개 2019-06-11 09:01:4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0일 1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상속재산 분할이 진행되는 가운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에 복귀했다. 지난해 '물컵 갑질' 사건 이후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 의해 경영일선에서 배제 된지 약 14개월 만이다.하지만 복귀 무대는 그동안 경영수업을 쌓았던 대한항공이나, 진에어가 아니다. 조 전 전무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정석기업에 새 둥지를 틀었다. 조 전 전무가 지금 시점에 그룹 지주사와 자산관리회사에 임원으로 복귀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복귀 자체가 갖는 의미를 두고 재계 및 시장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오너일가간 상속재산 분할에 대한 합의가 잘 진행된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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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복귀한 조 전무는 향후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기반으로 신사업 개발, 사회공헌 등 마케팅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을 담당한다. 조 전무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로 광고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번 조 전무의 경영 복귀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간 상속재산 분할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가족간 합의가 진전을 이뤘고, 이에 따라 조 회장 외에 주요 계열사 경영일선에 이명희 전 이사장 등 나머지 가족이 직접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한 관계자는 "'공동경영체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분을 나누고 그에 걸맞게 그룹 계열사 내에서 각자 역할을 하면서 일종의 '협력경영체제' 토대를 구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조 전 회장 사망 뒤, 그동안 가족을 대표해 한진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조 회장은 지난달 13일 '총수' 지정이 결정된 이후 일부 계열사 등에서 2선으로 후퇴했다. 한진칼 및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을 직접 총괄하지만 정석기업 등 핵심 계열사에서는 등기임원 직을 내려놓았다.
반면 그동안 경영에 직접 나저지 않았던 이 전 이사장은 최근 들어 직간접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지난달 10일 한진그룹 총수 지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법인 광장을 방문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방문 이후 한진그룹은 내부적으로 총수 지정을 완료했다.
이어 이 전 이사장은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인사 및 등기 변경도 마무리했다. 지난달 31일 정석기업은 조 전 회장의 대표이사 퇴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원종승 사장의 퇴임 및 재선임 등의 현안을 처리했다. 이 전 이사장 자신은 사내이사 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오너일가 중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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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조 전무가 한진칼과 정석기업에 경영 복귀하면서 가족간 상속재산 분할에 접점을 찾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에 근거해 그룹 경영에 가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일종의 룰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전무는 이번 상속재산 분할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조 회장과 이 전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의 중간에서 중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빠인 조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한진칼과 어머니 이 전 이사장이 실권을 틀어쥐고 있는 정석기업에 동시에 임원으로 선임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중순 한진그룹 오너일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 간 이견이 조원태 회장을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견제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조 전 전무의 경우 적극적으로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향후 조 전무는 한진칼 전무로 조 회장과 어머니 이 전 이사장, 언니 조 전 부사장 사이에서 한진그룹 운영을 놓고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어머니 이 전 이사장을 대리해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현민 전 전무가 한진칼과 정석기업에 경영복귀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의사소통이 진행됐는지는 알수 없지만, 가족간 유산 상속 및 경영 협력 등에 대한 합의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총회의 마지막 행사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상속 문제에 대해)가족간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저희 가족들과 많이 협의를 하고 있고, 합의가 완료됐다고 말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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