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12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작은 같았다. 한국과 일본이 리츠를 도입한 것은 2000년경이었다. 그러나 19년만에 일본 공모리츠의 시가총액이 한국 공모리츠의 시총의 100배 이상 성장했다.공모·상장과 사모·비상장의 차이가 일본과 한국 리츠시장의 성장을 좌우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리츠시장의 성공 비결로 공모와 상장 중심의 리츠, 스폰서를 통한 리츠의 지속적인 자산 확보와 자금유치를 꼽았다.
공모리츠의 사회, 경제적 순기능은 크다. 배당금의 예측가능성이 높고 수익률도 좋아 고령층 소득확대에 기여한다. 부동산 투자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리츠시장은 사모, 비상장 방식으로 리츠제도가 정착하면서 일본같은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롯데리츠는 국내 리츠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로 꼽힌다. 홈플러스리츠 IPO 무산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자산 1조 6000억원의 초대형 리츠인 데다 롯데그룹이라는 스폰서도 있다. 비록 어떤 자산을 편입시킬지 말이 많지만 성공을 위한 최소요건은 갖춘 셈이다.
이런 스타성 때문에 정부는 물론 증권업계, 기업까지도 롯데리츠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수년 동안 공모리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힘썼고 올해 7월에도 리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리츠 배당에 대한 세제혜택과 상장리츠의 대형화를 위한 제도개선 조항이 담길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초대형 공모리츠 IPO와 관련해 첫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롯데리츠와 관련해 수년 전부터 롯데그룹에 컨설팅을 해왔다는 점에서 대형 리츠 IPO 경험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기업에게는 부동산 자산을 활용할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벌써 다른 주자들도 거론된다. NH리츠와 신세계그룹 등이다. NH리츠는 서울스퀘어와 삼성물산 서초사옥, N타워, 삼성SDS타워 등을 자산으로 10월 상장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롯데리츠 IPO를 지켜본 뒤 공모리츠 IPO를 추진할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과거 싱가포르 등에서 리츠 IPO를 고려했지만 지금은 국내 증시 상장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내 리츠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롯데리츠라는 스타를 붙잡은 셈이다. 잘 키운 스타 한 명이 기업은 물론 시장의 판세까지 바꾸는 시대다. 롯데리츠가 공모리츠의 황금기를 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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