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SK그룹, '환율·유가·신용도' 측면 시너지 계산해 봤다'환율·유가' 포트폴리오 효과…신용등급 개선, 이자비용 대폭 줄여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22 08:23:05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9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해본 것으로 파악됐다. 환율과 유가, 그리고 신용도 측면에서 SK그룹이 인수했을 때, 수익성 개선 및 시너지 효과에 대한 계산이다. 다만 SK그룹 특정 계열사 내에서 글로벌사업 동향 등을 점검해 보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SK그룹이 참여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19일 재계 및 SK그룹 계열사 고위 임원에 따르면 SK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시뮬레이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환율, 유가, 신용도 등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이 SK그룹에 편입됐을 때, 실제 단번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에 대한 검토를 했다. 매출 확대 등 당장 개선이 쉽지 않은 부분보다, SK그룹의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어느정도 일지 일종의 점검 차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SK그룹 계열사 고위 임원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긴 했다. 한번 해볼까 하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로 시너지를 찾아보는 차원이었다"며 "하지만 기본적으로 앞에 나서서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고, 억지로 떠 맡기면 못 이기는 척하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항공사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게 유가, 환율, 금리"라며 "SK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느냐 하는 측면에서 검토를 해본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인수 즉시 거둘 수 있는 경제적인 효과는 유가, 환율, 금리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원유정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항공유를 생산하는 SK인천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간 상호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 고객 확보 차원을 넘어 유가가 변동할 때마다, SK인천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서로 정 반대에서 이점이 있다. 유가가 오르면 SK인천석유화학이 마진이 많아져서 좋고, 유가가 내리면 아시아나항공의 원가부담이 낮아져서 좋은 구조다. 아시아나항공에 가격을 낮춰서 항공유를 공급할 수는 없지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상호 보완되는 차원이다. 유가 변동 측면에서 계열사끼리 한 계열사의 위험 일부가 다른 계열사의 위험에 의해 상쇄돼 전체적으로 위험이 감소되는 포트폴리오 효과가 생기게 된다.
환율에서도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아시아나항공 간 포트폴리오 효과를 볼 수 있다. SK그룹은 원유 등 수입이 많지만, 반면 SK하이닉스 인수로 반도체 수출이 늘고, 석유화학제품도 수출하며 균형을 맞춰왔다. 달러의 지출과 수입의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거둘 수 있는 효과가 크다. 특히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의 조달보다 운용에서의 효율성 확보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금리 부분에서는 SK그룹의 인수가 아시아나항공 조기 정상화 및 순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SK그룹사로 편입되면 신용등급이 A급 정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인데, 신용등급이 A급으로 올라가면 금리가 300bp 이상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앞선 고위 임원은 "항공기 리스료는 담보가 있고, 이미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서 대환에 대한 매력이 없다고 해도, 운영자금 등 일반 차입금은 대환이 가능하다"며 "리스료 외에 차입금을 대략 2조5000억원 잡아도 3%면 연간 750억원 정도 이자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순이익 흑자냐, 적자냐를 결정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부 검토 과정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 전반적인 글로벌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고, 사고 등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해 SK그룹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검토한 사실이 없다. 계열사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며 "글로벌사업과 관련해 여러 검토를 할 수는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만을 포인트로 잡아서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7월 부인 공시를 했던 때와 똑같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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