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숨은 돌렸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7일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항공협정이 결렬된 것을 두고 나온 반응이다. UAE의 인천과 두바이, 아부다비를 잇는 노선 증편 요구는 무산됐다. 국가 보조금을 받는 중동항공사의 경쟁력이 월등한 상황에서 공급 확대는 국적 항공사의 위축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회담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한-UAE 항공회담에 대한 우려 속에 업계에서는 해운산업을 떠올린다. 특히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에 오버랩된다.
한진그룹 소속이라는 점을 차치하고도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은 모두 국내 해운·항공산업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 2위인 현대상선·아시아나항공과 상당한 격차를 유지한채 물류의 양대 기간산업을 대표하는 회사로 자리잡았다.
항공시장이 개방되면 대한항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은 자명하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직항 노선은 중동항공사가 군침을 흘리는 타깃이다. 중동항공사는 인천과 중동을 잇는 노선을 저가로 공급하면서 유럽을 향하는 국내 여객을 환승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원가경쟁에서 밀리는 대한항공은 유럽 직항 승객을 빼앗기면서 장거리 노선에서 위축되고 있다.
세계 7위 원양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글로벌 선사들간 치킨게임에 무너지고 국내 해운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외국 선사들이 아시아발 유럽·북미 항로를 장악했고, 한진해운과 공생관계를 이루던 중소 선사들도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운임 주도권을 잃으면서 일부 노선에서는 화주들의 비용이 급증했다. 국내 해운업계의 간판이던 한진해운은 파산 이후에 오히려 존재감을 더하는 현실이다.
한진해운 사태가 해운산업을 위축시켰듯 대한항공의 위기는 국내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여객과 환적화물이 줄어들어 물류허브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 장거리 노선에 이어 중·단거리 노선에서도 개방 요구에 직면하면 저비용항공사의 입지도 위태로워진다. 국적 항공사가 운항을 취소한 노선에서 중동항공사가 가격 결정권을 쥐면 소비자 피해도 발생한다.
대한항공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하지만 경쟁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항공사에 방파제 역할을 하는 대한항공이 항공업계에서 가지는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한진해운이 공중분해되고 국내 해운에 '해운업계'는 사라지고 '선사'만 남았다"는 선사 관계자의 한숨 섞인 말에서 대한항공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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