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등기임원 10월 만기…재선임은? 형 확정 전 재선임 가능, 특경법 개정안·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등 부담
이정완 기자공개 2019-09-02 08:06:3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최종 판결이 파기환송되면서 이 부회장의 등기임원 임기 연장에 물음표가 붙었다. 아직 최종 형이 선고되지 않아 등기임원 재선임에 법적인 걸림돌은 없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무리한 임기 연장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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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등기임원 만료일은 10월 26일로 임기 만료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은 대법원 선고 전부터 화두로 떠올랐다. 만약 이 부회장의 뇌물·횡령 혐의가 집행유예로 확정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에 따라 취업 제한에 해당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특경법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령에 따르면 5억원 이상 규모 사기·공갈·횡령·배임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경우 범죄로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에 취업이 제한된다. 실형의 경우 집행 종료 후 5년간, 집행유예는 기간 종료 후 2년이다. 개정 전에는 공범이나 범죄로 재산상 이득을 얻은 제3자 관련 기업체에만 취업이 제한됐다.
이 부회장 입장에선 29일 대법원에서 최종 형이 확정되지 않아 특경법 시행령에 해당되진 않는다. 법조계에선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하더라도 등기임원 선임에 법적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경법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11월에 있었는데 이 부회장 사건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며 "개정된 법률 전의 사건에 대해선 소급적용하지 않는 것이 형법의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이 시행령으로 개정된 것 자체도 향후 시비를 가리게 될 수 있다"며 "국회 통과가 아닌 법무부의 시행령으로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는 지장이 없지만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등기임원 임기 연장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말부터 책임경영을 이유로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삼성전자 부회장을 맡아왔으나 등기임원에 오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9월 중순 경 주주총회 소집을 공고했는데 만약 올해 임기연장을 꾀한다면 곧 소집공고를 공시해야한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하더라도 통과에 또 한 번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지분 10%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제도를 도입한 후 올해부터 투자 기업들에 대한 경영 참여를 본격화하기로 공식 선언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있었던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진 않았으나 지난해 주총에서는 삼성 노조 와해 검찰 수사 피의자로 수사를 받던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에 반대표를 던진 이력도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지침 세부기준 27조에 근거해 반대표를 던졌다.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자 △법령상 이사로서 결격 사유가 있는 자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은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할 수 있다는 조항인데 이 부회장도 이 기준에 해당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이 부회장 입장에선 무리해서 등기임원 임기를 연장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경영 역량을 인정 받은 후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삼성전자가 대법원 선고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도 나오듯 회사의 위기는 경영진 내부에서 심각하게 거론되는 사항이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에서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고 직접 언급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무보수, 현장 경영 등의 행보를 이어가며 묵묵히 회사를 경영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등기임원 복귀 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비단 추후 등기임원 복귀 뿐만 아니라 미래에 삼성전자 회장에 오르는데도 긍정 여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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