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도하는 KB, 역전 노리는 하나 [자동차금융시장 경쟁력 분석/캐피탈업종] ③'KB차차차' 플랫폼 KB캐피탈…하나캐피탈 중고차부문 확장 준비
이장준 기자공개 2019-09-19 09:59:53
[편집자주]
자동차금융시장을 놓고 은행, 카드, 캐피탈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는 캐피탈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타 업권에서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나름의 강점을 내세워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자동차금융시장 자산 규모 역시 70조원을 돌파했다. 더벨은 이 시장에 뛰어든 주요 업권별 특장점을 살펴보고 각 영역을 대표하는 업체들의 경쟁력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논캡티브사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한 건 KB캐피탈이다. 3년 전 선보인 중고차플랫폼 'KB차차차'에 매물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레 KB캐피탈의 자동차금융을 이용하는 고객도 늘어났다. 여기에 쌍용자동차와 합작 설립한 자회사 SY오토캐피탈과 자체 캡티브사가 없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물량을 떠맡으며 몸집을 키웠다.업계 전반적으로는 금융지주계 캐피탈사들이 낮은 조달금리를 토대로 실적을 쌓아왔다. 그중에서도 하나캐피탈의 움직임을 지켜볼 만하다는 평이다. 전통적으로 신차 부문 강자였던 하나캐피탈은 중고차로 본격적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올들어 오토금융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고 KB차차차를 넘어설 중고차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제휴사' 강점 앞세워 시장 선도하는 KB캐피탈…신규 타격은 불가피
제조사 기반 캡티브를 제외하고는 KB캐피탈이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KB캐피탈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플랫폼에서 나온다. KB차차차는 출시 3년 만에 중고차 매물이 가장 많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 자리를 잡을 때는 기존 중고차플랫폼 시장 구조와 달랐던 영향이 컸다. KB차차차는 딜러가 중고차 매물을 등록할 때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광고비를 주 수익원으로 삼았던 여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중고차 딜러는 비용 부담이 없으니 플랫폼 진입이 쉽고, KB캐피탈은 자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 매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금융사가 직접 운영하는 만큼 고객의 신뢰도 더해졌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게 KB차차차의 매물 구성이다. KB캐피탈에 따르면 KB차차차의 중고차 매물 가운데 85% 가량은 실차주가 소유하고 있다. 통상 자기 소유의 차를 팔면 차의 상태도 잘 알고 마진폭도 크지 않아 고객의 선호도가 높다. 차량 가치를 적절히 평가하는 만큼 연체가 발생했을 때 캐피탈사가 회수할 수 있는 담보(차)의 가치도 확실하다.
지난 2015년 쌍용자동차와 합작 설립한 자회사 SY오토캐피탈 덕도 봤다. 당시 쌍용차가 선보인 '티볼리'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KB캐피탈은 이듬해 자산 7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자체 캡티브사를 보유하지 않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사실상 캡티브사 역할을 한 것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제휴사 등에 힘입어 KB차차차는 무이자할부, 저금리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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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KB캐피탈의 자동차금융자산(오토할부·오토리스·오토론)은 2015년 4조27억원에서 이듬해 5조6017억원으로 늘었다. 2017년에는 6조5826억원, 지난해에는 6조9006억원까지 불어났다. 오토론은 별도로 공시되지는 않지만, 대출자산의 84%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제휴사를 활용해 때때로 카드를 통할 때보다 낮은 금리로 자동차금융을 제공하기도 한다"며 "믿을 수 있는 매물이 많아 선택지가 다양하고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B캐피탈도 자동차금융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신규 영업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이다. KB캐피탈의 오토리스 신규영업은 2299억원을 기록했다. 오토할부와 오토론은 6692억원의 신규영업이 이뤄졌다. 이를 합친 KB캐피탈의 올 상반기 자동차금융 신규영업 실적(8991억원)은 전년 동기(9933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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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 낮은 금융지주계 강세…하나캐피탈 추격 준비
KB캐피탈 외에도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가 자동차금융을 많이 취급하고 있다.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 덕에 신용등급이 높아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하나캐피탈, JB우리캐피탈, BNK캐피탈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지주로 조만간 편입이 예상되는 아주캐피탈 역시 조달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 최근 다시 취급액을 늘리고 있다.
특히 하나캐피탈은 자동차금융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기존 오토금융사업본부 내 중고차사업팀을 UC(Used Car, 중고차)본부로 확장했다. 캡티브사를 제외하면 신차 부문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였지만, 중고차 부문이 취약하다는 평이 있었다. 하나캐피탈에 따르면 7월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오토금융상품 잔액은 신차와 중고차가 각각 3조9000억원, 41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 그동안 자동차금융을 많이 취급해왔던 JB우리캐피탈은 리스크관리를 위해 중고차 부문 취급에 신중한 모습이다. BNK캐피탈 역시 2016년 8월 중고차 플랫폼인 BNK썸카를 선보였지만, 플랫폼이 활성화되지 않아 KB차차차만큼의 성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반면 비금융지주계 캐피탈사는 조달비용이 부담돼 신차는 사실상 취급이 불가능하다. 효성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취급해왔지만 금리 경쟁력 등이 떨어져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리스만 취급하던 한국캐피탈은 소비자금융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되며 추후 성장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동안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에 국한돼있다 자동차금융을 비롯한 신사업 진출에 첫발을 뗐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캡티브사는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영업에 큰 무리가 없다"며 "캡티브사가 아닌 경우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금융지주계 캐피탈사가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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